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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을 강점으로 볼수 있는 지혜

사람이 먼저인 언어를 아시나요?

by 이열하


1.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수업을 하는 어느 날


우리에게도 꿈이 있어요. 너의 들의 꿈은 무엇이니?

"저는 축구선수예요", "아이돌 가수요", "유튜버요", "판사가 되고 싶어요", "카레이서요."


"선생님 저는 꿈이 없어요" 아무 말 없는 아이들(꿈이 없어서이거나 특수교육대상학생이거나)

"그러면 우리가 친구의 잘하는 점! 친구가 좋아했던 것을 찾아서 꿈을 찾아줄까"


그렇게 꿈이 없는 아이들, 말을 하지 못해 표현 못하는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기로 했다.

"소망이는 잘하는 게 뭘까? 어떤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려 노력하면 좋을까

(소망이는 눈짓, 몸짓으로 의사소통하며 뜻대로 안될 때 소리지르는 행동이 나타남)


2. 희망이의 대답은 내 안의 인식과 편견의 얼음을 깨부수었다.


희망이 왈
"선생님 소망이는 소리를 잘 지르니까 락밴드 가수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프란츠 카프카는 '내 안에 얼어있는 바다를 깨는 도끼가 책이다'라 했는데 나에게는 희망이의 대답이 바로 그 '도끼'가 되었다. 아이의 '단점'이라 여겼던 것을 '강점'으로 바라봐준 희망이의 대답이 내 인식과 편견의 얼음틀을 깨주었다.


"키가 크든, 얼굴에 점이 있든, 키가 작든, 말을 잘 못하든, 피부색이 다르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우리들 모두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이예요. "

이 말은 통합학급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식개선 수업에서 늘 마지막으로 전하는 메시지이다.

모든 사람은 존재 자체로 특별하니까!


그런데 나는 그렇게 실천했던가? 희망이의 말을 듣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소망이의 소리 지는 행동을 강점으로 연결 짓지 못하고 행동중재 우선목표로만 생각했던 내가 아닌가

스스로 부끄러웠다. 강점을 찾는 것은 비교적 쉬운데 단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출처: 국립특수교육원 장애인식개선자료


3. 단점을 강점으로 바라보게 하는 마법 같은 교육방법


특수교육에서는 단점을 강점으로 바라보게 하는 마법 같은 교육방법들이 있다.

첫 번째,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이 있다. PBS는 문제 행동이 나타났을 때 벌주는 것에만 집중하는 대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고, 좋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 주고 가르쳐주면서 아이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아이의 단점으로 보인 행동 이전의 선행사건과 이후의 후속사건을 살피고 왜 그런 행동이 일어났는 이해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단점'이라고 보이는 행동들이 보일 때 생각과 관점을 바꾸어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산만한 아이들은 활기 있다.", "고집불통인 아이들은 자기주장 확실하다", 이렇게 단어 하나만 바꾸었을 뿐인데 긍정적 언어를 사용하여 통합학급 현장에서 통합학급 선생님이든 특수교사든, 특수실무사가 말해준다면 특수교육대상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실히 달라지고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도 달라진다.

세 번째 "무조건 하지 마" 대신 "이렇게 해볼까?" 긍정적인 행동을 알려주는 방법이다.

그러고 나서 "대단하다! 네가 그걸 해내다니!" 강점을 찾아주고 칭찬하여 강점을 더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면 교육의 효과는 더 극대화될 것이다.


4. 사람이 먼저인 언어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람을 대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강점을 바라봐 주어야 한다.

그 사람도 역량이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대해야 한다.

하지만 잘 안된다. 사람의 첫인상이 상대방의 강점을 찾는데 방해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람이 먼저인 언어'를 사용하는 연습을 통해 습관화하면 좋겠다.


<사람이 먼저인 언어 예시> -출처:Snow(2008)

- '정상인/건강한 사람'이 아니라 비장애인(부적절한 용어는 장애학생의 상대적 의미를 못 추정한다.)

- '다운증후군이 있는 학생 엘라'가 아니라 4학년 학생인 엘리(가능하면 장애명을 생략한다.)

- '말을 못 하는'이 아니라 자신의 눈과 도구 등으로 의사소통하는(강점에 집중한다.)

- '데니스는 연필로 글을 쓸 수 없다'가 아닌 데니스는 컴퓨터를 사용해 글을 쓴다.(강점에 집중한다.)

- '시력에 문제가 있으며 쓰거나 걸을 수 없는'이 아니라 확대경, 노트북, 혹은 보행을 위한 지팡이가 필요한

(문제가 아닌 요구/필요한 것에 집중한다.)

- '베스는 자폐적이다'가 아닌 베스는 자폐증이 있다.

(장애는 어떤 인물의 특성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지닌 하나의 속성이다.)




5. 특수교사 선생님의 기도


내일은 특별한 요구를 가진 아이의 특성이

하나의 독자적인 고유성이 되길

통합학급에서 학급구성원으로 당당하게 그 자리에 세워지기를

친구들의 관심과 사랑이 우리 아이들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편견 없는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이 세상을 사뿐사뿐 걸어갈 수 있는 토대가 되기를

신경 다양성 교실 안의 모든 아이에게는

강점이 있음을 알아주길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동안 우리 함께 같이 가기를




단점이라는 이름의 씨앗, 과연 강점으로 꽃피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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