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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신.

11화. 장군신

by 무명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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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깐 친구와 같이 일할 때 겪었던 이야기다.


다들 "천도재"라는 제사를 들어봤을 것이다.

천도재는 쉽게 말해 죽은 영혼이 이승이 머물러 있어 이도저도 하지 않고 떠나지 못하고 있어 이를 좋은 곳으로

보내주기 위해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나랑 친구가 같이 다니던 회사에서는 이 천도재를 했었다.

그 회사는 여러 물건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유통 판매업이었는데

사장과 친한 스님이랑 같이 천도재를 상품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렇다 내가 알고 있는 스님이 아니셨고 돈벌이를 위한 스님이셨던 거 같다

모든 스님들을 모욕하는 게 아니다.


그 당시 그 스님이랑 사장은 어떻게든 고객을 더 모아서 한 번에 큰 천도재를 지내려고 했던 것이다.

이때 그 스님이 말씀하셨던 건 일이 안 풀리는 가족, 또는 돌아가셨는데 아직 이승에 남아있는 거 같다는 친인척의 영혼, 거기다 집안의 성주신까지 불러 일이 잘 풀리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는 제사인 거다

난 이게 제대로 된 천도재가 아니라고 한 번에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첫 번째, 스님이 직접 상담을 한 명 한 명 해주시는데 똑같은 말만 하신다는 거다. 성주신이 아들 또는 딸의 기운을 잡고 있다 예전에 친인척 중 누구 돌아가셨냐 누구 있다고 하면 그 영혼이 아직 이승에 남아 한을 좀 풀어달라고 한다 등


두 번째, 이 스님이 말하는 천도재가 1번에 푸는 게 아니라 1번에 100만 원이라 가정했을 때 이 영혼은 2번 풀어줘 야한다 3번 풀어줘 야한다 하면서 재각각 금액이 다를뿐더러 돈이 모자라다고 하면 깎아 주기도? 했었다


세 번째, 내가 알기론 성주신은 집을 지켜주시는 상주하는 신을 말한다 그 성주신들은 집밖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 성주신들을 한 곳에 불러 모아 한번에 제사를 지낸다는 것인가..


네 번째, 스님이 천년인가 만년인가에 딱 한 번만 열리는 대나무 열매?를 올 때마다 한 자루씩 가지고 오셨다 그 스님은 스승님인 스님에게 받았다고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천년만년에 한번 열리는 대나무 열매를 올 때마다 한 자루씩 가지고 올 수 있겠는가..


다섯 번째, 그 스님에게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이 적거나 반응이 안 좋으면 사람들을 어떻게든 더 끌어모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게 스님이 맞는 건가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결국 천도재를 진행할 사람들이 모여서 그 스님의 절로 이동하게 되었다.

거기는 스님이 개인으로 운영하는 절이였다 허가는 받은 거 같았다.


그날 나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다.


사람들을 앉혀놓고 경문을 외우시고 술을 따르고 절을 올리며 제사는 시작했다.


나도 직원이기 때문에 옆에서 고객님들이 제사를 지낼 때 옆에서 술잔을 받아주고 같이 절을 하는 것이었다

근데 어느 순간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고 뭔가 슬슬 짜증 나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그러다 갑자기 기억이 끊겼고 기억을 다시 하게 됐을 때 친구에게 소름 돋는 얘기를 들었다.

그 친구도 나랑 같이 옆에서 술잔을 받고 절을 올렸다.


잘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내가 짜증을 냈다는 것이다


"내가 왜 이런 잡귀들한테 절을 해야하냐"


"친구야 너도 하지 마 뭔 이런 잡귀들한테 절을 해"


라고 했다는 것이다.


난 그 말을 듣고 난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는데 내가 그랬다는 게 믿기 어려웠다.


그렇게 천도재는 몇 시간 동안 진행을 했고 갑자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 너 어디서 뭐 하길래 장군님이 이렇게 화가 나셨냐"


그 말을 듣고 난 응? 뭔 소리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너를 지켜주시는 장군님이 항상 너 뒤에 계시는데 네가 이상한 잡귀신들한테 절을 올리니 화가 나신 거지

장군님이 지켜주고 있는 아이가 자기보다 약하고 이상한 귀신들한테 고개를 숙이니까 말이야"


"아 그래? 근데 저 스님이 성주신들 모셔서 천도재 한다는 건데 잡귀신이야?"


"성주신을 어떻게 모시니 거기에 그것도 한집안의 성주신도 아니고 여러 명의 성주신들을 한 곳에 모셔서 천도재를 지낸다고? 아닐 거란다 아들아 거기서 아무것도 하지 마 거기 지금 잡귀신들이 먹을 거 천지라고 좋다고 여기저기서 모이는 거 같으니까"


" 알겠어 나 근데 친구한테 이상한 소리 들었는데 난 기억이 없어 내가 왜 저런 잡귀들한테 절을 하냐고 말을 했다는 거야"


"장군님이 너 몸을 잠깐 빌려 말씀하신 거 같다 이제 하지 마"


그렇게 나는 사장님한테 사실대로 말을 하진 않고 집안이 이래서 더 이상 절을 올리고 술잔을 받는 건 어려울 거 같다고 말씀드리고 그냥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앉아있었다.


난 이때를 기억하면 제일 소름 돋는 게 기억을 못 하는데 내가 저렇게 말을 했다는 것..

그게 제일 무섭고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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