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꿈>_코요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거나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누구나 한 번 쯤은 상상해봤을 것이다. 내 어릴 적 소원도 이런 클리셰 투성이었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 보니 그런 능력이 있다고 마냥 좋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주인공은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만, 그 능력 때문에 오히려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인간 관계에서 비밀이란 없기 때문이다. 알고 싶지 않은 것을 알게 될 때의 혼란은 곧 불행이다. 그러니 능력의 대가가 이렇다면 포기하는 수 밖에.
시간을 건너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불가능한 일이지만, 가능하더라도 큰 혼란을 견뎌야 한다. 영화 ‘어바웃 타임’이 주는 교훈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과거의 중요한 무언가를 바꾼다고 해서 지금의 내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상상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오히려 그 변화 때문에 현재가 어긋난다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시간 여행 역시 포기했다.
만약 지금 누군가 딱 한 가지 능력을 준다고 하면, 나는 ‘제 3자의 시점’을 원한다.
일종의 자기 객관화 같은 것이다. 누구나 내가 나를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늘 흘러간다. 그러므로 나 자신도 그 순간에 내가 어떤 상태였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또한 생각이나 감정은 행동과 표정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게 가장 솔직한 나의 상태이기도 하다. 때론 내가 나를 속이기도 하니까.
그렇다면 행동, 표정 같은 단서를 알고 있으면 나의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거울이나 카메라로만 나를 볼 수 있다. 계속 들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제 3자의 시선이 필요하다.
내가 몰랐던 나의 감정을 찾고, 내 시선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
결국 내가 나와 친해져야만 진정한 나의 행복을 찾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기에. 어른이 된 지금, 다른 무엇보다도 외부에서 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