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꽃 봉오리 속의 봄을 그리며
인생 뭐 있냐
갈 곳 모르던 나에게 던져진
그 한마디가
뾰족한 가시 속을 파고들었다
문장의 온기를 담고 살아오다가
회색빛 겨울 하늘아래
강생이 털마냥 보송보송한 목련 꽃봉오리를
바라보았다
또 봄이 오면 하이얀 한복 입은
목련꽃 피어나겠지
바다내음 어린 추억을 품은 엄마는
고등어 한 손 사 오라 하셨다
미끈하게 헤엄치던 푸른 고등어-
뼈만 남은 고등어 한 마리로도
내 엄마 멀리 가신 당신 손길 느끼며
한 순간 행복해지면 그만인 거지
지친 하루 등뒤로 남겨두는 그 시간
노오란 온기 담은 전등 아래서
소박한 밥상 차려내어 기다리는 사람 있기에
또 메마른 하루에 숨결이 스며든다
행복에 겨운 가슴으로 적는 게 아니다
굳어가는 마음결이 아쉬워
놓치지 않으려고
꽃을 품은 봉오리 피어날
순간들의 두근거림을
내 어린 젊은 날들을 붙잡던
그날의 목소리처럼
찰나의 온기들을
붙잡아 본다.
지천명. 존재 이유와 하늘의 뜻을 깨닫고 순응하는 나이.
그러나 그 경지와는 거리가 먼 철없는 중생입니다만
무심코 흘러가는 찰나들이 모여 세월이 되었고
그러니 그 찰나들을 느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하게 됩니다.
햇살은 벌써 봄기운을 담아내지만
피부에 닿는 추위는 가시지 않는 요즈음,
도서관으로 향하던 길에 목련나무를 보았습니다.
그 꽃봉오리 속에 봄이 들어있겠지요.
갑자기 추위로 또는 일상의 그 무엇으로 움츠러들었던 마음에 훈풍이 불어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