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9시

by 생각의정원

월요일 오전 9시의 사무실은 언제나 특별한 냄새가 난다. 커피의 쓴맛과 복사기 토너의 화학적인 냄새, 그리고 주말 동안 비워져 있던 공간이 풍기는 미묘한 정적의 냄새. 나는 그 냄새를 맡으면서 항상 생각한다. 이것이 현대인의 삶의 냄새구나,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사무실로 향하는 복도를 걸을 때마다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든다. 마치 연극 무대 뒤로 들어가는 배우 같은 기분. 곧 내가 '회사원'이라는 역할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은 그냥 나 자신인 채로 남아있을 수 있는 마지막 순간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형광등이 하나둘씩 켜진다. 그 차가운 빛 아래에서 컴퓨터들이 부팅되고, 프린터들이 예열되고, 에어컨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기계들의 아침이다. 그리고 곧이어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온다.


김 과장은 언제나 첫 번째로 온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확인한다. 그의 얼굴에는 이미 하루의 피로가 어려 있다. 박 대리는 두 번째로 온다. 그녀는 항상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와서 책상 위에 놓고, 잠깐 창밖을 바라본다. 무엇을 생각하는 걸까.


나는 가끔 궁금하다. 사람들이 집에서 나와 회사로 오는 동안 무슨 생각을 할까.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무슨 음악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회사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그들은 어떻게 스위치를 바꾸는 걸까.

회사라는 곳은 참 이상한 공간이다. 수십 명의 사람이 한 공간에 모여 있지만, 각자는 자신만의 작은 섬에서 살고 있다. 모니터로 둘러싸인 작은 섬. 그 섬에서 사람들은 이메일을 보내고, 문서를 작성하고, 전화를 받는다.


점심시간이 되면 사무실은 갑자기 조용해진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가고, 남은 사람들도 각자의 도시락을 먹거나 휴대폰을 본다. 그때서야 사무실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윙윙거리는 에어컨 소리, 가끔씩 울리는 전화벨, 복사기의 기계음. 사무실의 진짜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들인 것 같다.


오후 3시쯤 되면 나는 항상 잠깐의 우울감을 느낀다. 아직 시간이 더 남았다는 생각,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이 자리에 앉아 있을 거라는 생각. 그럴 때 나는 창밖을 바라본다. 저 멀리 보이는 산, 하늘에 떠 있는 구름. 그것들은 회사와는 상관없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퇴근시간이 되면 아쉬운 마음도 든다. 동료들과 나누는 마지막 농담, 내일 할 일에 대한 간단한 대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다른 층 사람들과의 인사. 그런 것들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작은 의식 같다.

집으로 가는 길에 나는 생각한다. 회사라는 곳이 나에게 무엇인지를. 때로는 감옥 같고, 때로는 피난처 같고, 때로는 그냥 지나가는 곳 같다. 분명한 건 그곳에서 나는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나는 다시 월요일 오전 9시의 냄새를 맡으며 사무실 문을 연다. 어제와 똑같은 풍경이지만, 어쩐지 조금은 다른 기분으로. 아마 그것이 회사 생활의 묘미일 것이다. 똑같은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작은 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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