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너스 코리아 픽처스』일곱 번째 장면
<보빙사 일행, 퍼블릭 도메인>
1880년 일본 주재 청나라 공사관 황쭌쉔이 쓴 <조선책략>이라는 책이 일본으로 파견 갔던 2차 수신사 김홍집에 의해 조선으로 들어오게 된다. <조선책략>의 핵심 내용은 "친중국, 결일본, 연미국"이라는 1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중국은 1,000년 우방이기 때문에 매우 친하게 지내야 하고, 그다음 국가로 일본을 주목하며 일본이 땅을 잃으면 조선이 보전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과도 결속해야 하며, 무역만을 추구하는 미국을 우방 국가로 연결해야 조선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내용의 핵심은 중국, 일본, 미국과 조선이 연대하여 러시아를 견제하자는 게 이 <조선책략>의 핵심 요지이다. 이는 청나라가 연해주를 러시아에게 반강제적으로 빼앗긴 뒤에 러시아를 견제하고자 쓴 책으로 추측된다. 이후 조선 정부는 1882년 5월 22일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며 서양 국가와 최초로 조약을 맺게 된다.
<보빙사, 퍼블릭 도메인>
이후 미국은 조선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며 외교관을 조선에 파견했다. 조선 또한 이에 응답하기 위하여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보빙사를 미국에 파견하게 된다. 미국으로 가는 과정은 대단히 복잡했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나가사키, 요코하마를 방문하고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그리고 워싱턴 D.C. 뉴욕 보스턴을 방문하였다. 보빙사 일행의 핵심 일정은 바로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1883년 9월 18일 보빙사 일행은 체스터 아서 제21대 미합중국 대통령을 맞이하였다. 그들은 상대국의 지도자를 최대한 예우하는 차원에서 조선에서 하는 인사법으로 절을 하였는데 당시 아서 대통령은 대단히 당황했었다고 한다. 위 사진은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다. 후에 로웰이 조선에서 최고의 예의를 다하는 인사법이라는 것을 미국 측에게 전하자 상당히 긍정적으로 반응을 해주었다고 한다. (1)
흥미로운 점은 서양 국가들과의 수교가 사실상 처음이었기 때문에 통역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조선말과 영어를 직통으로 통역해 주는 통역사가 없었기 때문에 아서 대통령과의 대화는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다. 민영익이 한국어로 연설을 하면, 유길준이 일본어로 1차 통역을 하고, 일본어와 영어를 하는 통역사가 영어로 2차 통역을 하였다고 한다. 또한 비상시에 대안으로 한국어 > 중국어 > 영어까지 도달하는 통역을 준비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2) 이후 보빙사 일행은 세계박람회, 방직공장, 의약제조회사, 병원, 전기회사, 소방서 등의 공공기관을 시찰했다. 조선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고도로 발전한 미국의 도시와 기술을 보며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오죽하면 보빙사 일행 중 민영익은 "나는 암흑세계에서 태어나서 광명세계로 들어갔다가 이제 또다시 암흑세계로 되돌아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3)
-출처-
(1) Lee, H. (25.11.11). Language barriers in early Korean–American contacts: The case of 1883 Korean mission to the U.S. Unpublished manuscript, Korea University.
(2) Lee, H. (25.11.11). Language barriers in early Korean–American contacts: The case of 1883 Korean mission to the U.S. Unpublished manuscript, Korea University.
(3) 한국학중앙연구원. (25.11.11). 보빙사(報聘使).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민영익의 푸트 면담 발언 서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