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품은 서울의 한강

by 정희

도심 속 바다의 흔적, 한강의 갈매기

집 근처인 원효대교와 한강대교 부근 둔치에 가끔 나간다. 한강 하류에 속하는 이곳은 산책 나온 시민들의 활기로 늘 북적인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면, 비둘기들 틈에 바다에서 서식하는 갈매기가 섞여 날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 바다 조류가 관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강은 숨 쉬는 감조하천

그 이유는 한강이 감조하천(感潮河川)이기 때문이다. 감조하천이란 하구(河口)나 하류부가 바다의 밀물과 썰물에 반응하여 수위와 유속이 변하는 하천을 의미한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로 흐르는 한강은 만조(밀물) 시 해수면이 높아지면 바닷물이 역류하거나 강물의 흐름이 느려진다. 이렇게 바닷물의 영향을 받는 구간을 '감조 구간'이라 하며, 이곳은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독특한 생태 환경을 이룬다.


생명의 통로이자 정화의 공간

감조 구간은 단순히 물이 섞이는 곳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이곳은 생태계의 연결 지점이자 생명의 통로다. 염분 변화에 적응하는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하며, 육지에서 유입된 영양염류를 바다로 전달하거나 오염물질을 퇴적시켜 정화하는 기능도 한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한강 하류는 철새들의 중요한 먹이터이자 휴식처가 된다.


바닷물을 막는 두 개의 방패: 수중보

현재 서울 한강에는 바닷물이 상류 깊숙이 진입하는 것을 조절하는 구조물, 즉 수중보(水中洑)가 설치되어 있다. 댐처럼 흐름을 완전히 막지 않고 수위를 유지해 주는 낮은 둑이다.


1. 잠실수중보 (잠실보): 잠실대교 하류에 위치하며, 식수원 보호와 수위 조절을 위해 1986년 설치되었다.

2. 신곡수중보 (신곡보): 김포대교 하류(한강 하구 부근)에 위치하며, 바닷물의 역류와 염분 침투를 막아 농업 및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1988년 설치되었다.


그럼에도 갈매기가 거슬러 오는 이유: '먹이'와 '적응'

신곡수중보가 염분의 유입을 막아주기에, 원효대교나 한강대교 부근은 엄연한 민물 구간이다. 그럼에도 바다새인 갈매기가 이곳까지 날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은 바로 '풍부한 먹이 활동'에 있다.


비록 염분은 차단되었지만, 강물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한강 하구의 풍부한 생태계를 따라 이동하는 물고기 떼를 쫓아 갈매기들도 자연스럽게 상류로 이동한다.


또한, 도심에 적응력이 뛰어난 재갈매기나 괭이갈매기 등은 물고기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나 도심의 음식물 등을 섭취하며 내륙 깊숙한 곳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다.


맺음말

신곡수중보로 인해 바닷물(염분) 자체는 한강대교까지 도달하기 어렵지만, 밀물에 의해 높아지는 수위의 영향은 여전히 이곳까지 미친다.


도심 속 한강은 수중보로 통제된 듯 보이지만, 갈매기의 존재는 강물이 결국 바다와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임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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