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나는 홀로!

by 김채하

누구를 만나는게 즐겁지가 않다. 지금까지 같이 자리했던 사람들은 아마도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서운해할 수도 있겠다. 미안하지만 나는 웃고 떠들며 분위기를 맞추는 순간에도 귀가에 대한 갈망이 어마어마하다. 상황이 이러함에따라 약속과 만남을 거절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골방에 틀어박혀 외부와 단절하고 사는 것은 아니다. 거절과 수락을 결정짓는 나만의 계산법이 또 있다.


‘만남에 들어가는 내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 않겠냐.’


나름의 계산법으로 약속에 응하면 또 말도 안되는 기대가 생긴다.


‘그래. 모처럼 맘 먹고 나온건데 괜찮겠지.’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기대는 늘 실망으로 이어진다.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 공부나할걸’, ‘예정된 운동이나 할걸.’, ‘집에서 드라마나 볼걸,’과 같은 후회는 기본이고 그 만남에서 내가 실수한게 없는지 복기하게 된다. ‘그 말은 하지말걸 그랬나?’, ‘내가 너무 오바했나?’ 등의 자기검열이 끝나면 남게되는건 그 자리를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피로함 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누구를 만나는게 즐겁지 않다며 다시금 혼자 있는 것을 택한다.


나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좋다. 누구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고, 둘러 앉은 사람의 표정을 해석하고 재밌지도 않은 얘기에 박수치며 떠들지 않아도 된다. 내가 타인에게 기분 상할일이 없고 더욱 좋은건 내가 누구에게 실수할 일도 없다.

그래서 그냥 ‘나’로서 존재하는 시간이 가장 생산적이고 윤택하다. 사회 생활을 하며 생성된 사회적 자아로 나를 갈아끼워 상호작용하지 않아도 되는 그 시간 말이다.

물론 남과 관계 맺으며 내 세상의 폭이 넓어질수도 있다. 그러나, 갈수록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공유하고 불필요한 만남으로 감정을 소비한다. 일거수 일투족 자신을 드러내고 좋아요를 주고 받는 SNS, 퇴근 후 길어지는 회식 자리, 혼자서 밥 먹는 사람을 괜히 한번 더 쳐다보고, 술을 잘 먹어야 멋진 사람이라는 사회적 시선까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그 속에서 내 소신을 지켜 내는게 힘들지만 요즘은 그만큼 ‘홀로’를 외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홀로 카페에서 책 읽는 사람들, 홀로 밥 먹는 사람들, 홀로 뛰는 사람들, 홀로 걷는 사람들, 홀로 영화 보는 사람들, 홀로인 삶을 진정 즐기는 사람들.


더 이상 ‘홀로’라는 글자가 측은함 내지는 지루함으로 비춰지지 않고, 홀로인 시간을 위해 거절을 일삼아야 되는 사람들이 더 자유로워지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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