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안 먹었다는데, 과자 봉지는 왜 사라졌을까?”
블루베리농장집 딸로 자라서 좋았던 이유
나는 블루베리농장집 딸이다.
친정엄마가 2000평 되는 농장을 운영하셔서, 초여름부터 늦봄까지는 가족 총출동이었다.
새벽부터 블루베리 따기, 포장, 선별, 배송.
그때 나는 그저 ‘일손 돕는 딸’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내 인생 첫 번째 ‘항산화 리트릿’이었다.
블루베리를 따면서, 정말 많이 먹었다. 한 손으로 따고, 한 손으로 먹고.
입 안에서 톡 터지는 그 새콤달콤한 맛!
하루 종일 땀 흘리며 따던 날이면, 저녁에 눈의 피로가 덜했고, 배변도 훨씬 시원했고, 몸이 덜 피곤했다. 그땐 그냥 “내가 농촌 공기 맞아서 건강해졌나 보다” 싶었는데, 나중에야 알았다. 블루베리가 항산화의 끝판왕이라는 걸.
작고 귀여운 그 열매 안에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게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염증을 완화시키며, 혈관을 보호하고, 뇌 기능까지 돕는다.¹ 심지어 일부 연구에서는 블루베리를 꾸준히 섭취한 여성의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2.5년 늦춰졌다는 결과도 있다.²
그때 내가 눈 피로가 덜했던 것도, 변비가 줄었던 것도 괜한 느낌이 아니었던 거다. 자연이, 이미 내 몸에 좋은 걸 가르쳐주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먹은 것도 없는데 살은 왜 찔까요…?”
갱년기 즈음이 되면, 많은 여성들이 이런 말을 한다.
“진짜 안 먹었거든요? 밥도 반 공기밖에 안 먹었는데, 바지는 왜 안 잠기죠?”
그렇다. 나도 그랬다.
먹은 기억은 없는데, 정신 차려보니 냉동실의 베라 쿼터가 사라져 있었다.
(진짜 무서운 건, 그걸 먹은 기억이 없다는 거다.)
이유는 간단하다.
갱년기 이후엔 대사량이 줄고, 호르몬이 변한다. 에스트로겐이 줄면 지방은 더 잘 쌓이고, 근육은 더 빨리 빠진다. 결국 예전보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더 쉽게 찌고, 피로는 더 잘 오고, 회복은 느려진다.
게다가 예전엔 스트레스를 “친구 만나 수다”로 풀었다면, 지금은 집안일과 육아에 치여 혼자 과자 한 봉지, 야식 한 접시로 푸는 일이 많아진다.
이젠 덜 먹는 게 아니라, ‘잘’ 먹는 게 답
이 시기의 식사는 칼로리를 줄이는 게 아니라, 몸이 원하는 걸 채워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덜’이 아니라 ‘다르게’. ‘절제’가 아니라 ‘균형’.
▶ 단백질 — 근육의 재료, 면역의 방패
에스트로겐이 줄면 단백질 합성도 떨어진다.
즉, 같은 양을 먹어도 근육으로 잘 안 간다.
그래서 예전보다 더 자주, 조금씩, 고르게 단백질을 넣어줘야 한다.
✔단백질 식단 팁
아침엔 달걀 2개 + 두유
점심엔 닭가슴살, 연어, 두부
저녁엔 콩밥, 나물, 삶은 계란
"단백질은 근육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예요. 안 보내면… 떠나요."
▶ 칼슘 & 비타민 D — ‘뼈야, 미안해’ 프로젝트
에스트로겐은 뼈를 보호한다.
그런데 갱년기 이후, 얘가 바닥나면 결과는 너무 뻔하다:
골다공증, 압박골절, 키 줄어듦, 구부정한 자세.
✔뼈를 위한 영양 챙기기
칼슘: 뼈째 먹는 생선, 두부, 우유, 멸치
비타민 D: 햇빛, 연어, 달걀노른자, 영양제
“햇볕은 공짜인데, 그걸 피하느라 우리가 비싼 칼슘제를 사요.”
▶ 항산화 식품 — 염증과 싸우는 전사들
갱년기에는 산화 스트레스가 급증한다.
이건 피부 노화, 피로, 기분 저하, 염증을 일으킨다.
✔챙기면 좋은 항산화 식품
베타카로틴: 당근, 단호박, 고구마
비타민 C: 딸기, 오렌지, 키위
비타민 E: 아보카도, 해바라기씨, 아몬드
폴리페놀: 블루베리, 다크초콜릿, 녹차
"블루베리는 비타민계의 또라이(?)예요. 작고 귀여운데, 항산화 능력은 미친 듯이 강해요.³"
▶ 식이섬유 — 장도, 마음도 편안하게
갱년기엔 장 기능도 둔해진다.
변비, 복부팽만, 속 더부룩함.
그럴수록 섬유질은 필수다.
혈당 조절, 콜레스테롤 저하, 포만감 유지 — 장이 행복해지면 마음도 따라온다.
✔섬유질 풍부한 음식
현미, 보리, 귀리, 통밀
채소: 브로콜리, 양배추, 오이
과일: 사과, 배, 바나나
콩류: 렌틸콩, 병아리콩, 완두콩
“장은 제2의 뇌예요. 섬유질 없으면… 장도 우울해져요. 진짜예요.”
▶ 물은 많이, 술은 적게
갱년기 여성의 몸은 전반적으로 건조해진다 — 피부도, 입도, 장도.
그래서 수분 보충은 필수다.
✔수분 루틴
아침 공복에 따뜻한 물 한 잔
식사 전후 수분 섭취
하루 1.5~2L 이상
“술 마시면 잘 자는 줄 알았는데, 자는 동안 간은 안 자더라구요…”
□총정리! 갱년기 식사의 황금 비율□
항목 추천 식품 주요 효과
단백질 달걀, 생선, 닭가슴살, 두부 근육 유지, 포만감 ↑
칼슘 & 비타민 D 우유, 멸치, 연어, 햇빛 뼈 건강, 골다공증 예방
항산화 영양소 당근, 아보카도, 블루베리 피로감 ↓, 노화 방지
식이섬유 채소, 과일, 통곡물 장 건강, 혈당 조절
수분 물, 보리차, 허브티 피로 ↓, 소화 ↑
(줄일 것) 술, 과자, 단 음료 염증, 지방 축적 ↑
“지금부터라도, 나를 잘 먹이자”
갱년기는 "갓년기"가 될 수도 있어요. 그 시작은 식탁 위에서의 작은 변화예요. 배부르도록, 하지만 건강하게. 눈으로도 예쁘고, 마음도 따뜻한 식사. 무엇보다 “나를 돌보는 식사”
“갱년기엔 미식가가 되세요. 몸도, 마음도 섬세하게 챙겨줄 줄 아는 프로 미식가로요.”
**각주
1)Cassidy A et al. Blueberry intake and cardiovascular health: Evidence from clinical trials. Nutrients. 2023.
2)Devore EE et al. Dietary intakes of berries and flavonoids and risk of cognitive decline in older women. Ann Neurol. 2012.
3)Basu A et al. Blueberries decrease oxidative stress and inflammation in metabolic syndrome. J Nutr.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