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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애착이불 두 개로 나누어 볼까

"엄마 그게 웃을 일이야?"

by 하루다독

딸아이는 노란 이불을 유난히 좋아한다. 비슷한 이불을 몇 개 더 사줬지만, 애착이불이 된 노란 이불만 꼭 쥐고 다닌다.


식탁까지 끌고 오면 안 된다고 하지만, 가끔 몰래 가져온다.


나는 문득, 아이의 애착이불이 덮는 용도가 아니라 주로 손에 쥐고 쓰는 거니, 조금 작아져도 괜찮겠다 싶었다.


"엄마가 좋은 방법이 생각났어. 노란 이불을 두 개로 나눠볼까, 안방과 거실에 하나씩 놓으면, 둘 다 쓸 수 있잖아"


"엄마! 그건 반으로 잘린 거잖아. 그게 그렇게 웃을 일이야?"


나는 예상치 못 ' T '현실 직구에 웃음을 크게 터뜨리고 말았다.

"러면, 노란 이불은 하난데, 여기저기 끌고 서 이불이 지고 구멍나면 어 거 같아?"


아이가 바로 답했다.

"러면 솜 나오잖아."


나는 '솜 나온'는 당연한 말에 당황하면서 아이다운 생각이 귀여웠다.

"맞아, 잘라도 솜은 나오는데.

멍 나고 헤져서 솜 삐죽 나오면,

엄마가 밴드 붙여줄게."


헤져가는 아이의 애착이불을 보며

'두개로 나누면 덜 하겠지...'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의 노란이불은

여전히 손으로 쥐고, 끌고 다니며

아이의 마음을 지켜주는 작은 세상었다.

나는 순간의 편리보다 아이의 안정과 마음이 먼저임을 오늘, 다시 배운다.



아이 말로 쓰는 <동시>

애착이불

아가, 노오란 이불
두 개로 나눌까

엄마, 노오란 이불
두 개로 나눈 건
반으로 잘린 거잖아

그래, 솜이 삐죽 나옴
엄마가 살살 붙여줄게

네 손에 꼭 안겨있는
작은 세상은 그대로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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