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는"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나를 불렀다.
"여보, 아이가 노래 만들었대"
거실에 가보니,
아이가 즉흥으로 가사를 지으며
흐느적흐느적 춤을 추고 있었다.
"꽃바람이 서늘하게 / 불어오는 바람에
우리가 마신공기 / 지구에 바람이 없으면
새는 날 지 못하고 / 사람은 살 수 없지."
"정말 멋진 노래네. 한번 더 불러줄래?"
"엄마!
노래 만드는 거 어려운 거야
다시 부르면 계속 바뀌거든!"
창작자의 고민을 말하는 게, 조금 놀랍다.
남편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여보, 가사가 완전 이과적 사고야"
"바람은 공기가 움직이는 거고,
공기가 있어야 새도 사람도 살 수 있다잖아!"
이과생 아빠의 분석 덕분에
나는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내 깨닫는다.
아이의 즉흥 노랫말은 계속 바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