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꽃봉오리는 곧 피는 꽃이야"
문화센터, 기타 만들기 시간.
고무줄로 기타 줄을 만들고,
나무 기타에는 자유롭게 스티커를 붙이고
그림을 그리면 되는 시간이었다.
스티커를 다 붙인 뒤,
한참 그리던 아이가 말했다.
"엄마, 이건 꽃봉오리야."
"꽃봉오리는 곧 피는 꽃이야,
요 안에 꽃잎이 웅크리고 있는 거야."
아이가 활짝 핀 꽃만 그리는 모습을
지켜봐왔던 나는,
아이가 꽃봉오리를 그린 게 처음이라 신기했다.
"와,멋지다
작은 꽃 속까지 잘 관찰한 게 기특한데?
그 마음이 엄마한테 느껴져"
아이는 기타를 목에 건 뒤
줄을 퉁퉁 튕겼다.
고무줄이 내는 단조로운 소리를
따라 하며 새 음을 입히고,
작은 손가락을 움직여
아이가 만드는 세계를 조금씩 그려 넣는 듯.
아직은 작은 봉오리지만
웅크린 속에서 피어나는 빛과 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