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1월 02일
오늘은 재활용하는 날.
예전 내 방에 있던 상자들과 안 쓰는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
버릴 게 얼마나 많던지...
언젠가는 정리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계속 미뤄왔는데
마음을 굳게 먹고 드디어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정리를 하던 도중, 오래된 모래시계 하나를 발견했다.
이 모래시계는 어렸을 적, 엄마 아빠와 함께 정동진에 갔을 때
그곳에서 산 것이었다.
우리 가족은 사진 찍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함께 찍은 사진도 거의 없고,
셋이 함께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고는
이 모래시계 하나뿐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애틋한 마음으로
내 책상 위에 보이게 두었던 것 같다.
엄마, 아빠의 사랑과 애정이 담긴 유일한 물건이니까...
모래시계의 모래가 아래로 또르르 떨어지는 걸 보고 있으면,
아빠와의 추억이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행성들처럼
천천히, 그리고 깊게 되살아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려오던 모래가 뚝 끊긴다.
어떻게든 다시 흐르길 바라며
모래시계를 툭툭 쳐보지만,
가느다랗게 흘러내리다 다시 멈춰버린다.
마치 '현재'라는 시간 속의 아빠가
그 지점에서 멈춰버린 것처럼.
모래시계에 새겨진 작은 각인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23년 뒤, 아빠가 내 곁에 없을 거라고는
그땐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아빠라는 존재는
영원히 내 삶에 함께할 줄 알았던
그 어린 시절의 나는,
지금,
모래시계를 뒤집어
엄마, 아빠와 함께였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