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

2023년 12월 28일

by 로벨리아

오늘은 엄마와 된장찌개를 먹었다.

아빠가 계셨을 때는, 엄마가 아빠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된장찌개를 끓여서 나는 거의 입을 대지 않았었다.

진한 된장 농도에, 호박이 잔뜩 들어가고, 국물도 조금밖에 없던 그 찌개는 그야말로 아빠만을 위한 음식이었다.


아빠는 항상 찌개류를 드실때 국물만 엄청 드셔서, 국물을 먹고 싶었던 나는 아빠에게


"국물좀 적당히 드셔유"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국물도 자작하고, 호박과 두부가 적당히 들어간 된장찌개였다.


엄마와 된장찌개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아빠 스타일의 된장찌개 이야기는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빠는 찌개 먹을 때 맨날 국물만 떠먹으셔서, 지금쯤이면 우리 떠먹을 국물도 없이 건더기만 잔뜩 있었을텐데... 우리 둘이 먹으니까 국물 잔뜩있네."


"그니까, 내 말이. 된장찌개 맛 괜찮지?"


엄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내 입맛에 맞는 된장찌개를 끓여주셨던 것 같아 나에게 물어보셨다. 나는 대답했다.


"엄청 맛있어. 완전 짱이야. 된장찌개 이렇게 먹은 게 얼마 만이야.

우리가 아빠 욕했다고 아빠가 '둘이 잘 먹고 잘 살아라' 하시겠다, 하하하."


그러자 엄마도 웃으셨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아빠의 냄비 바닥을 긁는 수저소리가 그리운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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