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년, 아빠가 돌아가셨다.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이별이었다.
평소에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건강에 좋다는 약도 꼬박꼬박 챙겨 드시던 아빠였기에 우린 당연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실 줄로만 알았다.
아빠가 돌아가시기 몇 주 전, 주변지인이 무빈소 장례를 치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엄마와 나는,
“우리 둘이 조용히 아빠 기리면서 보내 드리자. “
하며, 아빠의 장례를 무빈소로 조용히 치렀다.
무빈소 장례를 치르고 약 한 달쯤 지났을 무렵, 서운히 생각하셨을 수도 있을 아빠에게
‘아빠께 해드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했던 나는,
문득 옛날에 3년 탈상을 지냈던 것을 떠올리게 되어 3년 가족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3년 탈상과는 다른 방식의, 나만의 3년상이긴 하지만,
아빠가 평소에 손 편지를 좋아하시기도 하셨고, 하늘에 계시면서 우리 가족의 일상을 편지로나마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적기 시작했다.
가족일기는 아빠 돌아가신 약 한 달 뒤부터 적었고, 엄마도 볼 수 있게 부엌 서랍장 위에 두었다. 물론 엄마가 보셨는지 안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빠를 기리며 쓴 가족 일기장이 어느새 책처럼 묵직해진 모습을 보며,
‘벌써 이렇게 많이 썼구나. 아빠도 하늘에서 이 일기들을 보시면서 안심하고 계시겠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1년 정도 지났을 무렵, 엄마가 인터넷에 그동안 썼던 일기 올려보는 게 어떻겠냐며 가볍게 제안을 하셨다.
나는
‘에이 이런 걸 누가 보겠어’
하며 웃어넘겼다. 엄마와 나의 하루하루를 담은 기록들이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엄마 말대로
‘한번 올려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조심스럽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엄마와 나, 그리고 고양이. 세 식구가 함께 보낸 소소한 일상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눈다니!
우리의 이야기가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온기와 기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