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꽃, 안부
잘 지내고 있죠?
언젠가 당신이 내게 준 식물 기억해요?
키 작은 자그마한 초록이 말이에요.
여린 듯 강한 듯 애매모호한 외모에 물은 얼마나 줘야 할지 볕은 얼마나 좋아하는지 추위는 얼마나 견딜지,
몰라서 자주 들여다보았어요.
그럴 때마다, 잘 지내고 있죠?
인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내가.
목말라하는 것 같으면 물을 주고 추워하면 들여놓았어요.
어느 날엔 잎이 연잎처럼 커져 날 깜짝 놀래키는가 하면
어느 날엔 잎들이 노래져 불안케도 했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네요.
지금은 풀잎처럼 낭창하던 줄기가 손가락 굵기로 튼튼해져 예쁜 수형의 외목대가 되었답니다.
그게 말이죠, 줄기가 한 뼘이나 되게 자랐어요.
긴 잎줄기에 달린 동그란 잎은 아침마다 내게 안녕, 인사하죠.
새잎은 잎들 사이 가운데에서 꼬물꼬물 올라와요.
조그맣게 말린 잎을 스르르 펴면서요.
먼저 난 잎이 시들해지면 긴 잎줄기를 똑 떼내요.
성도 내지 않고 미련 없이 똑 떨어져요.
그런 줄 알았는데 투덜거리는 아이처럼 줄기에 투실투실 흔적을 남기더군요.
그게 또 제법 멋스러워요.
제가 나무인 줄 아는 걸까요?
어느 날 보니
뿌리 부위에도 새잎이 났어요.
한 잎 두 잎 세 잎 모여 셋방을 살더군요.
손톱만 하게 커졌을 때 따로 독립을 시키려 보니 뿌리는 없었어요.
아마도 흙 속 뿌리줄기에서 돋나 봐요.
다행히 한 줄기에 올망졸망 달려 있더군요.
뿌리가 돋아 무사히 흙에 정착하기를 바라며 마른 분에 콕 박아두었죠.
며칠 후에 물을 조심스레 줬고요.
하루 이틀 사흘... 뿌리를 잘 내려 몇 달 후엔 토분에 옮겨줬어요.
처음처럼 바닥에 붙어 잘 자라고 있답니다.
묵은 잎 두 장을 떼내고도 하나, 둘... 다섯, 아홉, 잎이 무성해요.
당신도 이 아이들처럼 잘 지내고 있겠죠?
어미는 한참 전에 또 새끼를 쳤답니다.
엄마 그늘에서 토실해진 잎이 얼마나 예쁜지요.
그런데 새끼 뒤에 더 작은 새끼가 하나 더 있는 거 있죠.
그럼 나는 또 설레고 말아요.
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