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by 배 지원

사람이 사람을 너무 사랑하면 외로워진다

필연적으로 알게 된 사실이다

나는 너를 당연하듯 사랑했고 너는 그런 나를 당연하듯 여겼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이라는데

나는 끝내 기대하지 않는 법을 몰랐다

그럴 수 없었다

나의 기대가, 바람이 많아질수록 그 무거움을 견뎌야 하는 건 우리가 아닌 나 혼자였다

그 당시의 나는 외로움보단 그 무거움을 택했다

'혼자가 되기 싫어.'

아주 못돼 먹은 마음이었다


나를 숨 쉬게 해 준 사람이 점차 내 숨통을 조여온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기분을 아는가

정말이지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최악의 기분이다

뭐랄까

옆에 없으면 죽을 것 같고 옆에 있으면 같이 죽고 싶은 뭐 그런

다행인 건 내가 가장 내뱉기 싫어하는 말이 '죽고 싶다.'였다는 거다

그저 생각만, 혼자 그러한 생각만 했다

수없이


"무슨 생각해?"

라는 질문에 조용히 눈물로 답을 했던 내가 있다

그런 나를 볼 때면 그렇게 말이 많던 너도 말없이 조용히 나를 바라만 봤다

그때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물어봤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을 거란 걸 확신한다

내가 울 때면 휴지를 뽑아 주고 싶지만 그게 안 된다고 말했던 너이기에

다정함을 바라던 나에게 더 매몰차게 굴었던 너이기에

언제부턴가 함께 피던 담배를 더 빨리 태우게 되던 너이기에

나는 아직 우리의 첫 계절에 머물러 있는데 당신은 어느 계절에 가있는지 들여다볼 수 없던 나이기에

그렇기에 나는 또 답이 없었고

너는 너의 한숨을 뱉으러 밖으로 나간다


아니, 내게서 나갔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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