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에 나가시죠, 권상무님

그는 말했다, 마치 일하는 사람처럼

by 김땡땡

말로만 일할 거라면 차라리 랩을 하지 그랬니, 왜 엔지니어가 된 거예요 권상무 씨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뵙네요. 오늘은 세 번째 인간쓰레기 권상무를 들쳐업고 왔습니다. 평소에 운동하길 참 잘했어요. 권상무가 꽤 무겁거든요. 그래도 다행인 게 키가 작아서 무게중심이 맞아요. 제 키가 170이에요. 그리고 권상무 키가 아마 162 정도 큐티뽀짝한 사이즈죠. 하지만 배는 큐티하지 않아요. 그것 마치 바다의 범고래와 같다랄까. 잡담은 쓰다가 다시 적어볼게요.


권상무가, 시야 너머 먹잇감을 포착했습니다.

먹잇감이 나예요.


그 당시에 권상무와 제가 하는 업무가 절반이 겹친 상태였어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아요. 토목 설계에서 구조물에 대한 계산을 담당하는 포지션이 권상무였어요. 저는 구조물의 계산 + 계산 결과값을 이용한 도면 작업을 하는 상태였어요.


위의 소제목에서 적은 대로 입사한 후에 권상무는 나라는 먹잇감을 포착하였어요. 애초에 입사를 하면서 도면에 대한 인력 부족으로 채용이 되었었죠. 그래서 당연히 도면 작업을 위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허나, But 부상무 그 아저씨 나이가 대략 50대? 그의 머릿속? '일하기 싫어'라는 여러 상황이 그의 모든 업무를 나에게 떠넘기는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회사에서 유일하게 구조물에 대한 계산을 하는 프리랜서였어요. 권상무는 투잡이었거든요. 이미 저의 이력서에는 계산 업무를 했던 내용이 적혀있었고, 권상무는 조금씩 그의 계산 업무를 떠넘기기 시작했어요. 떠넘기기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처음에는 절반 가량의 계산을 제가 담당하고 나머지는 권상무가 하고 있었어요. 그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는 회사의 99%에 대한 계산 업무를 제가 진행하게 되었어요.


이런 결과가 만들어진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1. 회사 직원들은 권상무에게 작업을 요청함에 있어서, 우쭈쭈 떠받들다시피 하면서 일을 부탁해야 했어요. 왜냐 어차피 계산 인력이 한 명뿐이니 그만큼 대우를 받은 거죠. 또한 계산 업무라는 것이 A라는 계산을 진행하기 위해서 협의 및 관련 자료를 취합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권상무는 이것을 안 했어요. 즉, 계산을 모르는 직원들에게 협의와 관련자료까지 다 준비해 오라고 시키고서 그걸 토대로 계산만 했던 거죠.

그러하니 회사 직원들 입장에서도 권상무에게 계산을 요청하느니 저에게 요청하는 게 수월했던 겁니다.

왜냐하면, 저에게 요청하면 제가 협의보고 제가 자료 취합하고 북 치고 장구치고 1인 사물놀이패가 되어주니 그게 편했던 겁니다.


2. 애초부터 권상무는 자문정도의 역할만 하고 싶어 했어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정말 말 그대로 일을 하지 않았어요. 왜냐, 저에게 모든 일을 시키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에요. 어느 날인가, 궁금해서 권상무에게 물어봤던 적이 있어요. "상무님, 제가 입사하기 이전에도 상무님이 하던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던 직원이 있었나요?"라고 말이죠. 대답은 없었다입니다. 우연히 권 씨의 일을 할 수 있는 제가 들어옴과 동시에 저에게 모든 업무를 떠넘길 생각을 했고, 실제로 거의 대부분을 떠넘겼었죠. 오죽하면 산소도둑 김 부장 왈 "권상무님이 꼭 회사에 필요할까? 없어도 상관없지 않을까?라는 말을 저에게 했었어요. 그 정도로 하는 일이 없었다는 거죠. 정말 그냥 자리에만 앉아있었죠. 물론 경력이 많기에 자문 정도야 했지만 솔직히 자문이 그리 어려운 일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저도 권상무와 똑같은 자문 정도는 해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계산만 할 줄 알면서, 왜 아는 척을 하시죠?


계산 업무를 통해서 구조물에 대한 안정성을 확인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계산 결과를 이용해서 도면을 만들게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권상무는 도면 작업에 대해서는 1도 모르는 래퍼였어요. 또한 도면 작업 외에도 엑셀을 이용해서 구조물에 대한 기타 작업들을 해야 합니다. 그것 또한 역시나 모르고 있었어요. 즉, 게산만 할 수 있는 인력이었어요.


계산 결과를 이용해서 도면을 작업하는 데에 엄청난 시간이 소요됩니다. 계산이 3일이라면 도면을 계산에 소요된 시간에 x3혹은 x5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허나 이것 또한 알지 못하니 '왜 직원들은 별로 어려운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김 과장(저예요)이 계속 도면 작업을 해야 하는 거냐'라고 종종 얘기하곤 했어요. 제가 도면 작업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는 저에게 일을 떠넘기지 못하니까요. 문제는 본인도 할 줄 모른다는 점이었어요. 본인도 도면작업을 하지 못하면서 이러쿵저러쿵할 입장은 되지 않는데 말이에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아요. 결국 권상무가 택한 방법은 그저 일을 쟁여놓고서, 저에게 업무를 시킬 타이밍만 보았답니다. 덕분에 정말 쉴 새 없이 일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김 과장이 나 시험하려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지?


위에서 쭉 적은 대로 권상무가 맡은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권상무와 저의 의견이 대립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토목 혹은 건축 설계분야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설계기준이나 자료를 보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하면 국내의 토목 및 건축에 대한 내용들 대부분이 해외에서 들여본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권상무와 의견 대립이 생기면 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자료를 비교검토해서 권상무와 논의를 했어요. 물론 제 생각이 맞다는 근거의 해외 원서를 들고 갔었어요. 이렇게 원서를 가지고서 협의나 논의를 하는 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 방식이에요. 국내에 기술된 설계의 내용보다 해외에 기술된 내용들이 보다 방대하기 때문이죠.


어느 날이던가, 술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 과장이 나 시험하려고 하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지?, 일부러 원서 가지고 와서 내가 원서 볼 수 있는지 없는지 테스트한 거잖아"라고 말하는 하던 그의 무지랭이 같은 모습이 떠오릅니다. 본인이 모르면 배우면 될 것을 자신이 시험받는다고 생각하는 그의 좁은 그릇이 그 순간에 보였어요. 발전적인 대화를 원한 건데, 고작 테스트 정도로 생각했다니 아이러니합니다.


니가 지금처럼 계산할 수 있는 건, 다 내가 키워준 건데 혼자 잘났다 잘났어


제가 권상무의 업무를 대부분 가져오면서, 계산과 관련된 도면 및 기타 작업들까지 전부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일이 흘러갔어요. 제가 하는 업무(구조)는 일로 일을 배우는 방식이 통하지가 않았어요. 설계기준이라던가 역학책 혹은 지침서를 스스로 습득해야 가능한 업무였어요. 계산을 제가 혼자서 처리한다고 해도 도면이라던가 기타 업무까지 전부 처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권련 책자를 건네주고 필요한 부분들만 발췌형식으로 학습시키면서 일을 진행해 나갔어요. 문제는 워낙 회사 자체가 업무 관련 공부에 대해서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냥 이전에 했던 작업 복사 붙여 넣기 하면 되잖아 라는 태도) 아무리 직원들에게 책자를 보여줘도 펼쳐볼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발췌해서 알려준 부분만 꼼꼼히 봐도 할 수 있을 업무들을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회식자리에서 "김 과장, 다른 직원들한테 도면 관련 업무를 알려주는 어때? 잘 따라와?"라고 묻길래, 답했어요. "아뇨, 가능성이 전혀 없어요, 책을 봐야 일을 할 수가 있는데, 일에 집중을 못하는 것도 있고 책을 들여다보지도 않아서 아마도 발전 가능성은 없을 거예요"라고 부정형으로 답을 했었어요.


그리고서 들은 대답, 권상무 왈 : "니가 지금처럼 계산할 수 있는 건, 다 내가 키워준 건데 혼자 잘났다 잘났어"


한 귀로 듣고서 한 귀로 흘렸던 기억이 있어요. 사실 권상무한테 배운 건 없어요. 이미 다른 회사에서도 하던 업무였고, 권상무는 어떤 관점으로 계산을 하는지 정도만 확인했었어요. 음.. 엄밀히 따지만 권상무가 잘못 계산했던 부분들을 수정하는 작업까지 했으니 배웠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죠. 아니, 그렇게 날 키운 거였으면 진작에 나와 같은 인력들을 왜 여태까지 키우지 못한 건지에 대한 모순도 있었죠. (제가 잘났다는 게 아니라, 권 씨의 오만방자함을 브런치에 꾸짖는 중)


권 씨의 생각은 아마도 '너도 내가 키워준 건데, 애들이 잘 못 따라온다고 가능성이 없다고 운운하는 게 너무 거드름 피운다'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도 이상하죠. 권상무는 애초에 계산 이외의 일은 해본 적이 없는데, 게다가 날 키운 건 권상무가 아니라 이미 떠나간 다른 회사 선임이었는데 말이죠.




여기까지가 세 번째 인간쓰레기 권상무에 대한 일기입니다. 적고 나니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글인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그저 넋두리를 읊어 놓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번외로 잠깐 글을 더 적어도 될까요?


우리나라 사회에서 일할만큼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신입사원의 퇴사율이 높다는 뉴스를 가끔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종종 들어요. 몸을 갈아서 일을 한다고 가정하고, 갈린 만큼 급여를 챙겨 갈 수 있다면 과연 그만큼 퇴사했을까?라는 생각 말이에요. 어차피 회사는 복지 or 연봉,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에요. 물론 둘 다 챙겨주면 너무 고맙겠지만요. 젊은 세대에게 과한 노동을 요구하면서, 그 노동에 대한 대가는 사실 노동한 자가 아닌 일을 시킨 자가 챙겨가는 구조라고 보이거든요. 물론 다른 업계는 모르겠지만 제가 속해있는 업계에는 그러한 풍조가 너무나도 만연합니다.


백수 생활을 2달가량 하면서 마음 한편이 불안하기도 하고, 고작 두 달 쉬었을 뿐인데도 이것이 마치 경력 단절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하루하루예요. 사실 제가 바라는 건 하나거든요. 일한 만큼 돈을 받고, 더 성과를 내면 그만큼의 급여를 더 받는 거죠. 하지만 하지만, 음.. 사실 직급에 따라서 급여를 주기 때문에 물론 인센티브가 있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요. 너무 부정적인 글만 적어놨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직장인, 자영업자, 프리랜서 혹은 학생분들도 계시겠죠.

브런치에 적히는 하나의 글일 뿐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달랐으면 해요. 저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고 옳은 방향을 찾아가려고 애써 보려고요. 제가 적는 인간쓰레기 군상을 반복하지 않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 내가 한만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도, 내일모레도 늘 행복할 수는 없지만 답답할 때에 가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조금의 여유는 있다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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