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_무엇을 좋아하십니까?
내가 애정하는 고양이, 고양이도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전쟁 같은 오전 시간을 보낸 뒤 여유롭게 맞는 늦은 오후의 나른함, 모두가 잠든 사이 잠이 들락 말락 할 때 착- 가라앉은 고요한 상태와 같은 기분 좋은 감각만 내게 건네는 아주 특별한 생물이다.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집 고양이는 가족이자, 삶의 위안이다. 가족을 제외하고라고 해놓고선 고양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던 것은 정말 지구상에 있는 ‘고양이’라는 생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동물들을 보면서 힐링을 하고 좋은 에너지를 얻곤 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고양이에게는 남다른 애정이 솟는다.
언제부터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걸까. 나의 어린 시절만 해도 고양이에 대한 인식은 지금과 달랐다. ‘영물이네, 요물이네, 눈이 무섭네, 사납네’ 고양이를 향한 수식어는 온통 부정적이었다. 동네엔 강아지를 키우는 집은 많았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집은 없었으며 아이들도 고양이보다는 강아지와 더 친밀했다.
그런데 왜 나는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자라났을까. ‘나와 비슷해서일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적당한 거리 두기, 집사에게만 보이는 진심 어린 애정 표현, 경계심과 예민함, 그리고 조용함까지. 가끔 우다다다 뛰어다니기도 하고 물건을 떨어뜨려 사고를 치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조용조용하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 중학교 2학년 여름날. 하굣길에 유치원생 몇 명이 내가 돌보던 고양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여간해서 남의 일에 나서지 않는 나였지만, 그날만큼은 달랐다. 동물은 결코 괴롭혀선 안 되는 약한 생명체인 것을, 그중에서도 애정하는 고양이라니! “그만해! 고양이 괴롭히지 마!” 아이들과 고양이를 분리하면서 놀란 고양이를 다독였다. 난리통에 고양이는 벌써 도망가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낯이 익어서였을까. 한 발 물러서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 그 순간 생각했다. “아, 나는 언젠가 고양이와 함께 살아야겠구나.”
하지만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한 뒤 엄마의 반대가 무색해질 때가 되어서도 쉽게 고양이를 들이지 못했다. ‘책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년의 고민 끝에 모든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한 2016년 10월 드디어 고양이와 가족이 됐다. 그날 품속에 꼭 끌어안았던 느낌을 아지도 잊지 못한다. 고양이 밥과 물을 챙겨주고 화장실을 치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 집에 들어올 때 격렬하게 반겨주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아플 때 돌봐줄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 고양이를 위해 하는 노동이 가급적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 자그마한 생명에게 나는 참으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슬픈 날 내가 펑펑 울면 몸을 맞대어 위로해 주고, 천둥번개에 놀라 잔뜩 커진 눈을 함께 마주친다. 그리고 기쁜 날 철없이 방방 뛰어다니면 같이 방방 뛰어주는 내색이라도 해줘서 웃음이 난다.
고양이는 루틴을 잘 지키기로 유명하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덕분에 내가 불을 끄면 자연스레 고양이가 천천히 곁에 와 눕는다. 서로의 몸이 겹치는 위치는 날마다 조금씩 달라지지만, 매일밤 우리만의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분 좋게 잠이 든다.
비록 지금 내 곁에 있는 고양이가 가장 특별한 존재지만, 나는 여전히 이 세상의 모든 고양이를 좋아한다. 고양이는 무한한 책임감과 대가 없는 사랑을 너무나도 명쾌하게 가르쳐준 존재다. 이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없었다면 과연 나는 조건 없이 환하게 웃어볼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