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코의 잠꼬대

by 쵸코 아빠

잠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지혜를 회복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쵸코는 요즘 잠에 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깊이 잔다. 옆으로 발 뻗고 누워 잠이 들면 꿈을 꾸는지 끙끙 소리를 내고 무언가를 쫓는 듯 발을 허공에 휘젓는다. 입양 초기만 해도 문 밖 발자국 소리에 벌떡 일어나 짖곤 했는데, 이제는 현관문 소리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자기 집이 가장 안전한 장소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반려견의 깊은 잠을 지켜보는 일은 그 자체로 큰 위안이 된다.


하지만 정작 인간은 깊은 잠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주변만 둘러보아도 쉽게 잠들지 못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면 보조제에 의지하는 이도 이제 낯설지 않다. 스마트워치로 자신의 수면 패턴을 점검하며 ‘충분히 잤는가’를 기계가 알려주어야 안심하는 세상이다. 예전에는 잠을 줄여가며 일하는 것이 부지런함의 증거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오히려 깊은 잠을 누리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 되었다. 불면은 현대 사회가 우리에게 지운 또 하나의 짐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몸은 덜 움직이고 마음은 더 무겁게 짐을 짊어진 탓이 가장 크지 않을까. 육체의 피로보다 정신의 불안이 커진 시대, 우리는 침대에 누워서도 끝내 잠을 밀어내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니체는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일하고, 싸우고, 지혜를 찾는 자에게 좋은 잠이 있다”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깨어 있는 동안의 경험을 정리하고 지혜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불면은 단순히 피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얻을 기회를 상실하는 일이 아닐까.


깊은 잠을 잃어버린 사회는 쉽게 조급해지고, 자기만의 생각과 욕심에 사로잡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잊어버린다. 어쩌면 우리가 겪는 많은 갈등과 소모가 불면에서 비롯된 후유증일지도 모른다.


쵸코의 평화로운 잠을 지켜보며 인간에게도 언젠가 다시 안전한 쉼과 지혜의 잠이 돌아오기를 기원해 본다. 깊은 잠에서 회복한 에너지와 맑은 지혜가 있다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훨씬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