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전문가에게서 먼저 들어보세요."
홍보부서, 또는 PR 전문가 찾기
홍보할 상황의 분석을 마치고 스스로 추진배경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이제 제대로 경청하러 가야 합니다. 우선 전화 수화기를 드십시오. 그리고 사내 홍보마케팅 부서로 전화를 거는 겁니다. 어느 회사나 홍보마케팅 부서가 있고 그 부서에는 PR 전문가나 담당자가 있죠.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협의를 시작합니다. 무엇을 홍보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어떻게 홍보를 시작할 건지 듣습니다.
홍보는 잘 듣는 데서 시작합니다. 잘 듣는 것은 누구나 노력을 조금 들이면 할 수 있는 거죠. 제가 공무원 홍보 교육 때마다 ‘수미쌍관’으로 강조한 것. 바로 “일단 먼저 홍보마케팅 부서(대변인실)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라”였습니다. 그리곤 저부터 “사업부서에서 전화만 주면 찾아가 자문해 드리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홍보사업에 관한 사전협의는 사내 PR 전문가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여러분은 홍보부서 직원으로부터 PR 전략과 실행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PR 전문기업과의 외주 계약 체결 방법도 듣게 될 겁니다. 만일 사내에 PR 전문가가 없거나 할 줄 모른다면? 외부의 PR 전문가를 모시고 ‘홍보 자문회의’를 열어보십시오. 대개는 홍보자문위원 풀(pool)을 기관마다 가지고 있습니다. 없다면 ‘우리 현장을 잘 아는 PR 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해서 자문회의를 개최하시기 바랍니다. 외주 계약을 체결하고서 그 PR 전문기업에 홍보 자문회의 구성과 개최를 부탁하고 함께 듣는 것도 좋습니다.
홍보 자문회의 활용하기
회의를 열어보면 전문가들답게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상황 분석을 해주는 전문가, 소통 전략을 세워주는 전문가, 구체적인 현장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전문가 등등. 회의 후에는 오히려 내용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아이디어 중에서 무엇을 취사 선택할 것인가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앞서 정리해둔 ‘상황 분석’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담당자가 추진배경을 가늠해서 자문회의나 외주사의 착수 보고 전에 미리 제시하면 그 고민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문회의 일주일 전, 늦어도 사흘 전에는 사업 기본계획이나, 홍보 상황 분석을 통해 얻은 추진배경을 정리해 PR 전문가들에게 미리 전달했습니다. 덕분에 회의에서는 즉흥적인 생각보다 훨씬 깊은 고민에서 정제된 홍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담당자가 직접 아이디어 초안을 만들어 좋은 전략과 실행 프로그램을 내기 위한 마중물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 역시도 문체부 팀장 시절, 아이디어 초안을 작성해 팀원들의 집단지성 도마 위에 올려놓고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했던 경험이 많았습니다. 회의에 부칠 초안이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내 초안이 난도질당할수록 풍부한 전략과 프로그램이 쌓인다는 증거임을 염두에 두십시오. 그러니 서운해하지 마세요. 그저 우리가 왜 홍보할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논의해나가는 대략의 가이드로서 시발점이 되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합니다.
회의를 열고 진행할 때는 될 수 있으면 ‘상황 분석(추진 배경)-전략 수립–실행 프로그램’의 순서를 미리 정하고 PR 전문가의 발언을 경청하기 바랍니다. 홍보의 순서대로 회의가 진행되는 게 어렵습니다만, 회의 후 홍보계획을 정리할 때 도움이 됩니다. 회의 때 더 듣지 못해 아쉬운 전문가에게는 별도의 연구 자문을 부탁해 서면으로 정리해달라고 요청해도 좋습니다. 당연히 연구 자문 수당을 회의 수당과 별도로 책정해서요.
이제 여러분의 손에는 좀 더 확고해진 추진배경과 상황 분석, 그리고 큰 틀의 홍보 전략과 소통 프로그램의 얼개가 잡혀 있을 겁니다. 일단 이 상태의 페이퍼를 깔끔하게 정리해 상사에게 보고하고 상사의 지침을 받아 계획과 제안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외주 계약이 가능하다면 외주 계약을 위한 내부 보고용 계획서–과업지시서-제안요청서 작성을 차례로 시작할 수도 있게 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