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추진배경이 뭡니까? 그 홍보 왜 하나요?”
담당하고 있는 사업의 홍보마케팅 지시를 받았다면.
꼭 따내야 하는 중요한 홍보 입찰의 제안서를 맡게 됐다면.
커뮤니케이션 관련 수업에서 PR 계획서를 과제로 내야 한다면.
여러분은 무엇부터 하시겠습니까. 아마 막막한 기분으로 책상 앞에 앉아 홍보계획 보고서나 홍보사업 제안서를 작성하는 것부터 시작할 겁니다. 그 ‘페이퍼’에 가장 먼저 들어가는 항목은 소위 ‘추진배경’ 또는 ‘상황 분석’일 테고요. 맨 앞에 들어가지만, 공직자들도, 기업에서도 상부 보고를 할 때나 심사위원 앞에서 입찰 제안을 할 때 가볍게 형식적으로 넘기기 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상황 분석과 추진배경이 홍보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첫걸음이자, 성과 좋은 홍보를 위해 제대로 해둬야 하는 사전 이해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보 상황을 분석한다는 것은, 소통과 홍보의 이유를 찾아 머릿속에 정리하는 일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소통과 홍보를 통해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를 제시하는 적극적인 행위입니다.
상황 분석으로 홍보할 사업 정립
제가 공무원으로 일하던 시절, 이런 분을 봤습니다. “자신은 PR 전문가가 아니니 PR 전문기업에 모든 걸 맡겨 알아서 해오게 하자”는 이였습니다. 이건 홍보를 추진할 시간은 늦추고 발주처와 외주 기업의 소통을 막는 발상입니다. 한 마디로 발주처의 책임 회피입니다. 발주처 담당자라면 먼저 상황 분석을 하고 추진배경을 정리해 외주사나 홍보자문회의 등에 미리 알려야 합니다. 담당자도 모르는 홍보 방향을 PR 전문가들이 추측할 수 있겠습니까.
상사의 지시로 시작된 홍보라 할지라도 홍보 이유를 스스로 정립하고 주위와 공감대를 형성해둬야 합니다. 자발적으로 홍보마케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된 사업이라면 더더욱 상황 분석이 중요합니다. 상황 분석을 잘해야 홍보계획을 추진할 근거를 제대로 세우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설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까닭이 분명해야 끄덕이는 고개도 많아집니다. 담당자조차 왜 하는지 모르는 홍보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언론 보도와 기관장 메시지 뒤져보기
저는 문제적 상황과 홍보의 목적, ‘상황 분석’을 주로 언론 보도와 기관장의 메시지에서 찾곤 했습니다. 언론은 본디 정부나 기업을 감시하고 문제점을 찾습니다. 또한, 언론의 보도는 현장의 경향과 이야기가 대안이 되어 정부 행정과 기업 경영에 반영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언론 보도 모니터링은 근무하는 기관이 무엇을 왜 바꿔야 하는지, 무엇을 왜 알려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인식의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기관장의 메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부서의 관점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 반복적으로 제시됩니다. 기관장이 만나는 많은 외부인의 고급 정보와 아이디어가 녹아 있습니다. 이렇듯 외부에서 얻는 조언이나 제안에는 현장의 시각이나 최신 유행의 혁신적 관점이 투영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다시 ‘외부를 향해 나아가는 홍보’를 시작할 키워드가 반드시 들어 있습니다.
여기까지의 제 이야기에 공감하시나요? 그러면 이제 여러분도 벌써,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준비를 마친 겁니다.
“제가 그거 홍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