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비린내 때문에 물도 마시기 어렵고
동네방네 냄새에 예민해져서 메스꺼움이 올라오며
버스라도 타면 멀미하고 난 다음처럼 기력이 없었다.
입덧의 증상은 다 겪어 보는구나 생각될 때쯤
갑자기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남편이 사다 준 투게더 한 통을 앉은 자리에서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었다.
어느 날은 자려고 불까지 끈 밤 12시에 단팥빵을 먹고 싶어
남편은 동네 빵집을 찾아 헤매다 문 닫는 빵집에서
겨우 단팥빵을 구해 잊지 못할 단팥빵의 일화까지 생겼다.
그리고 두 번의 태몽을 꾸었는데
첫 태몽은 커다란 잉어 두 마리가 나오는 태몽을,
또 한 번은 돼지 두 마리가 나오는 태몽을 꾸었다.
지금은 태몽 이야기만 들어도 쌍둥이 태몽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태몽을 꿨던 그 당시에는 쌍둥이임을 예상치 못했었다고 한다.
그 후 4개월이 넘어갈 때쯤, 뱃속의 생명체가 하나가 아닌 둘,
쌍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쌍둥이란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한 명은 발레를 가르쳐서 발레리나로
한 명은 바이올린을 가르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키워야겠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었다.
장을 보던 중 작은 수박 하나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 저녁에
핏물이 맺혀 다음날 병원을 내원했고
유산 기미가 보인다며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온 그날부터
꼬박 누워서만 지내기를 7일.
그 후 8개월을 보내던 겨울에
갑자기 진통처럼 배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분명 예정일은 다음 해 봄, 3월 1일인데 이상하다 생각하며
불안한 마음을 안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는 출산 징후가 보이기는 하나
우선 주사를 맞고 지켜보기로 했지만
다음날 아침에 약속이나 한 듯이
또다시 진통이 찾아와 서둘러 출산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은 남아 있었다.
둘째 아이가 거꾸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
만약, 둘째 아이가 거꾸로 나올 경우에 산모와 아이들
모두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남편은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다행히 수술을 준비하는 30여 분의 시간 동안
둘째 아이가 제자리로 돌아가
첫째는 AM 8시 28분, 둘째는 8시 32분
4분 간격으로 쌍둥이를 품에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