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팀장이 된 그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정답 없는 리더십 교육 앞에서, 최선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by 인싸담당자 신민주

아직도 “어떻게 해야 완벽한 리더십 교육인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방법은 여전히 어렵고 막막하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신한다. 리더는 고독하지만, 우리 조직의 성공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들이 외로움에 무너지지 않고 단단하게 설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래서 그들이 다시 팀원들을 일으켜 세우는 모습을 보는 것. 그 가슴 벅찬 선순환을 목격할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이 고단한 고민의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사람을 세우고 조직을 살리는 이 일을 업으로 삼은 것, 정말 “인사(HR)하길 잘했다”고 말이다.

지난 몇 년간 교육 담당자와 조직문화 담당자의 모자를 번갈아 쓰며 뼈저리게 느낀 진리가 하나 있다. 리더십 교육이 조직의 성패를 가를 만큼 정말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도대체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는 여전히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정말 감이 안 잡힐 때가 많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막막함은 역설적으로 ‘반드시 잘해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어지곤 한다.


돌이켜보면 커리어 초반 3년은 그저 ‘영혼 없는 오퍼레이터’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때는 자아가 그리 뚜렷하지 않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기보다는 그저 기업의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까?”라는 고민밖에 하지 못했다. 사내 강사의 특강을 잡거나, 시중에 나온 좋은 온라인 강의를 선별해 추천하는 것이 내 역할의 전부라고 믿었다. 있는 제도를 활용해 운영은 순조롭게 해냈지만, 마음 한구석의 갈증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것은 교육 운영이었지, 사람을 변화시키는 육성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간다면 조금 더 주체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후회가 남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달라져야 한다는 다짐이다.


수년간 회사를 다니며 수많은 리더를 지켜보았는데, 특히 가장 뼈아프게 목격했던 현실적인 문제는 바로 ‘스타 플레이어의 비극’이었다. 흔히 경영학에서 말하는 ‘피터의 법칙’이 증명되는 현장이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내가 종종 목격하는, 그라운드를 호령하던 스타 플레이어가 감독이 된 후 실패하는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탁월한 실무 능력 덕분에 팀장이나 중간관리자로 승진했지만, 그들은 관리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최전선에서 내 일을 잘하고 싶었던 사람들이었다. “책임은 무겁고 권한은 적으며, 보상은 미미하다”는 자조 섞인 한숨 속에, 다시 평사원으로 내려달라고 요청하거나 결국 퇴사를 선택하는 분들을 보며 마음이 참 무거웠다. 승진이 성공의 상징이라 믿었는데, 준비되지 않은 그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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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회사로 이직해 조직문화와 교육을 홀로 담당하게 되면서, 나는 이 ‘준비되지 않은 리더’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작년,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의 일이다. 의욕이 앞섰던 나는 교육훈련이 전무했던 곳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유명하다는 컨설팅 업체와 교육 기관 10여 곳을 직접 만나 미팅을 하고 제안서를 받았다. 야심 차게 리스트를 추려 보고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비용 대비 효용성이 낮을 것 같다”는 피드백과 함께 1차 실행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돌이켜보면 우리 조직의 니즈를 정교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남들이 좋다는 ‘백화점식 교육’을 나열한 탓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나는 전략을 수정했다. 화려한 이론가보다는 실제 팀장 업무를 수행해 본 경험이 있는, 산전수전 겪은 ‘실무형 강사’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강사님과 사전에 수차례 미팅을 가지며 우리 회사 리더들이 현장에서 겪는 진짜 고충이 무엇인지 설문 데이터를 공유하고, 교육 방식을 우리 조직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했다. 단순히 강의만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전/후에는 원온원(1:1) 코칭 세션까지 연결하여 리더들이 실제로 겪는 문제를 상담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았다.


비록 처음이라 완벽하게 체계적이지는 않았지만,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코칭을 받고 나온 리더분들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어 다행이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그렇게 발로 뛰며 리더십 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사실에 꽤나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리더분들과 1:1 인터뷰를 진행하며 나는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또 다른 감정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우리는 신입사원에게는 웰컴 키트를 주고 멘토를 붙여주며 적응을 돕지만, 정작 조직의 허리인 중간관리자들에게는 “이미 적응했으니, 책임감이 있으니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안일한 믿음으로 방치하곤 한다. 하지만 회의실에서 만난 그들은 위아래로 치이며 소진되고 있었고, 어디 가서 힘들다고 말조차 꺼내기 힘든 고립감을 느끼고 있었다. 리더는 슈퍼맨이 아니라,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한 명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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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올해 내가 기획하는 리더십 교육의 방향은 작년과는 확연히 다르다. 작년이 실무형 강사를 통해 ‘매니징하는 방법’, ‘피드백하는 법’ 같은 방법론과 스킬을 코칭하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리더들의 마음을 붙잡는 리텐션(Retention)에 집중해보려 한다.


중간관리자가 무너지거나 이탈하는 것은 조직 전체 생산성의 붕괴를 의미한다. 실무자 입장이지만 같은 고민을 가진 리더들끼리 모여 서로의 고충을 나누는 네트워킹 시간을 마련하고, 심리 상담이나 힐링 워크숍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번아웃을 예방하는 것. 리더가 건강하고 외롭지 않아야 조직을 건강하게 이끌 수 있고, 그래야 구성원들을 잘 독려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올해는 내가 직접 사내 강사로 강단에 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순히 외부 강사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내부자로서 리더들을 ‘핵심가치 전파자’로 육성하고 싶기 때문이다. 리더들이 회사의 철학을 내재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온원 미팅을 주도하며 조직의 결속을 다지는 시스템. 이것이 내가 꿈꾸는 올해의 리더십 교육이다.


아직도 “어떻게 해야 완벽한 리더십 교육인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방법은 여전히 어렵고 막막하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신한다. 리더는 고독하지만, 우리 조직의 성공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들이 외로움에 무너지지 않고 단단하게 설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래서 그들이 다시 팀원들을 일으켜 세우는 모습을 보는 것. 그 가슴 벅찬 선순환을 목격할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이 고단한 고민의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사람을 세우고 조직을 살리는 이 일을 업으로 삼은 것, 정말 “인사(HR)하길 잘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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