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 내 안의 작은 괴물
“불안은 나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 지키려는 마음이었다.”
불안은 늘 조용히 따라다닙니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오늘은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하죠.
불안은 때로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때로는 숨을 막히게 할 만큼 큰 존재로 다가옵니다.
그럴 때면 나는 내 안에 작고 어두운 괴물이 하나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그 괴물은 나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 사실은 나를 지키려는 마음에서 태어난 존재입니다.
원시 시대 야생동물과 위험한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발달한 방어기제로서 불안은 심리학에서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생존본능’으로 설명됩니다.
즉, 불안은 나를 해치려는 감정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실수하지 않도록, 상처받지 않도록, 모든 위험을 미리 감지하려고 애쓰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너무 커지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불안은 나를 보호하려다 결국 나를 가두는 감정이 되어버립니다.
불안은 종종 자동적 사고와 함께 찾아옵니다.
‘실수하면 끝장이야.’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생각들은 현실보다 훨씬 과장된 위험을 상상하게 만들고, 그 상상은 내 몸의 근육 곳곳을 긴장시키고
숨을 얕게 만들며,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기 일쑤입니다.
오늘도 나는 그 괴물과 함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괴물을 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저 조용히 바라보며,
“괜찮아, 너도 나를 지키고 싶었던 거지?”라고 말해주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나를 회복시키는 첫 번째 연습입니다.
[빨간 나무] 숀 탠, 풀빛, 2019
불안이 나를 삼킬 것 같았던 날, 내면의 작은 괴물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괴물은 말없이 무게를 더하며, 세상을 짙은 회색으로 물들입니다.
그러한 순간을 마주할 때, 이 책은 아무 말없이 조용히 마음을 껴안아 줍니다.
짙은 회색의 세계 속에서 붉은 나무 하나가 조용히 피어나는 장면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자라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숀 탠은 말보다 이미지로 감정을 전하는 작가입니다. [빨간 나무]는 깊은 우울과 불안을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으로 표현하며, 감정의 끝자락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건넵니다. 짙은 회색의 세계 속에서 붉은 나무 하나가 조용히 피어나는 장면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자라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 붉은 나무는 내면의 괴물에게 말을
건넵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가진 목소리로 말이지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말없이 건네는 위로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날카로운 가시처럼, 어떤 사람에게는 조용한 그림자처럼 다가오죠.
당신 안의 불안을 그려보세요.
모양, 색깔, 크기, 표정, 이름. 어떤 방식이든 괜찮아요.
l 그 괴물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나요?
l 당신을 어떻게 지키려 했나요?
l 그리고 지금, 그 괴물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