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지금껏 살아오면서 불안하지 않았던 순간은 없었다.
아니,
무언가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순간은 거의 없었다.
태어났으니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것 말고는
이놈의 인생에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하다.
입시, 연인과의 관계, 결혼, 배우자, 자녀, 직장, 사업 등
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고
확언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사주, 신점 등이 긴 세월 사람들이 찾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불확실한 미래를 확정해서 말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불안할 때 신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게,
불안할 때의 질문은 신만이 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무나 불안이 치달을 때
사주를 보며 마음을 달래고 듣고 싶은 말을 듣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때가 있었다.
나이를 먹으면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
그냥 불안한 주제가 달라질 뿐이다.
그러다 보니 고민을 하게 된다.
나는 불안을 어떻게 컨트롤할 것인가?
아무리 고민하고 연구해 봐도 방법은 하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내버려 두는 것.
즉 내 선택에 주체성을 가지는 것.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
연인과의 관계에서 이별을 두려워하여 늘 불안한 사람이 있다.
-연인에게 나를 좀 더 배려해 달라고 하면 그 사람이 나를 떠날까 봐 무서워요. 그 사람이 나를 떠나면 어떡하죠?
의 질문을 한다. 그 사람이 떠날지 안 떠날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 나를 배려해 달라고 말하는 것' 혹은 '그냥 참는 것'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그 사람이 나를 떠나가는 것'.
그리고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이별' 혹은 '으스러진 내 마음'.
-저는 공무원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떨어질까 봐 불안해요. 다른 진로를 찾아야 할까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를 하는 것 ', '다른 진로를 찾는 것'
책임져야 할 부분은 '공부를 하는데 드는 에너지와 불안' 혹은 '공무원은 하지 못하는 것'.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더라.
불안하지도 않고, 내가 으스러지지도 않고, 내 뜻대로 상대가 나를 아껴주며 머물거나, 내가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가 없더라.
이것을 알아차린 후부터 불안할 때는 잠시 생각하는데
내 불안을 달래는데 꽤 도움이 된다.
특히 일이 잘못될까 두려울 때, 타인의 선택이 궁금할 때, 상대방의 행동이나 마음이 어떨지 전전긍긍할 때 더 도움이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지?
내가 못하는 부분은 뭐지?
내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