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과 고함 사이, 미안함과 한숨이 쌓이던 그날.
“니가 원하던 게 이거야!! 어!! 어!!”
집안이 떠나갈 듯한 남편의 화난 고함 소리!
찰떡이가 태어나고 나서
우리는 처음으로 부부싸움이란 것을 했다.
“수치스럽다.”
“가슴이 아프다.”
통증이 너무 거세어 숨쉬는 것도 겨우 했고,
안방에서 찰떡이가 자는 것도 잠시 잊어버린 엄마였다.
“응ㅡ애”
찰떡이가 깼다.
우린,
이제껏 못해왔던 걸 한 번에 해치우기라도 하듯
서로에게 더 상처주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처럼.
매섭고 날카로운 말들을 내뱉느라 찰떡이의 울음 소리를 외면했다.
잠시 정신이 들어 찰떡이를 품에 안았지만,
찰떡이는 나와 함께 전쟁의 한 복판에 서 있게 되었을 뿐이었다.
놀란 눈으로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 아빠라는 두 사람을 보던 작은 생명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우리의 전쟁은 멈춰졌다.
별거 아니었는데..
나의 힘겨운 한숨이.
짜증이 담긴 말투에
체력이 다해가는 남편은 받아주기 힘들었을 거다.
장거리 출퇴근에
퇴근 후에는 육아와 아기 목욕을 함께 해주는 든든한 남편인데 말이다.
부부싸움은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되었다.
낮잠 시간에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사건과 전화는 늘 찰떡이가 깰 때 찾아왔다.
울음소리에
“죄송해요, 아기가 있어서요”
를 수십 번 말해야 했고,
전화를 끊고 나면 또 내 아기에게 미안해졌다.
지친 마음은 엄마 이전에 ‘힘든 나’가 먼저 튀어나왔고,
작은 울음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나도 모르게 짜증 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우리의 소중한 찰떡이가 늘 미안함의 대상이 되고,
내 한숨과 짜증이 아이에게 향하는 걸
남편은 견디기 힘들었을 거다.
늘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만
말밖에 할 수 없는 내가 초라하고 쪼그라드는 느낌이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찰떡이는 커갈수록 울음이 거세어져갔다.
칭얼대고 울을 땐
청각이 예민한 엄마는 온 세포가 다 일어나 마비되는 것 같았다.
내가 이상한 엄마인가?
찰떡이 울음이 버겁고 힘겨운 나와 달리
아무렇지 않다는 남편이 부럽기만 할 뿐이다.
그날 밤.
나의 무거운 가슴은
집안 공기를 무겁게 가라앉혔고.
아이와 아내의 행복을 자신의 능력으로 여기는 남편과
또다시 부딪쳤다.
내 한숨은
강직한 남편에게
'자기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좌절감이었나 보다.
나에겐 그저
작은 지지와 따듯한 포옹 한번이면 되었을 일인데.
어쩌면 내 깊은 한숨은
내 힘듦을 알아달라고 하는 어리석은 푸념이었을 뿐인데..
남편에게 나에게 나의 찰떡이에게
상처만 되어 돌아온 날이었다.
힘들어하는 나를 이상하게 보는 시선에서
난 더 힘들고 상처가 되어 마음 한구석이 후벼졌다.
정말 내가 이상한건가?
엄마의 자격이 없는건가?
이런 엄마여서 내 아이는 힘든건가?
내 감정에
힘듦에 도태되어 멍해질 때_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내 자신에게도 작게 말해줬다.
“괜찮아. 너도 처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