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아침, 사랑을 담다

<그리움과 성찰> 시리즈 3

by 이민자의 부엌



아침은 황제처럼 먹고, 점심은 서민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
고인이 되신 친정 아버지께서 늘 강조하시던 삶의 지혜였다.


바쁜 일상 속에서 아침을 황제처럼 챙겨 먹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하루의 시작을 정성스럽게 준비하려 애쓴다.


우리 부부의 아침 식사는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그 속엔 정성과 사랑, 그리고 함께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국장 샐러드, 손수 만든 포도잼·체리잼·블루베리잼, 그리고 향긋한 메이플시럽까지—
모든 것이 우리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들이다.


청국장은 한 달에 한 번, 서리태로 직접 만든다.
노란콩 대신 서리태를 고집하는 이유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건강에 더 좋을 것 같아서다.
소분해 냉동실에 보관한 청국장은 아침마다 하나씩 꺼내어
30초만 데우면 따뜻하고 구수하게 완성된다.


샐러드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된다.
사과, 당근, 바나나, 적양파, 아보카도—그 모든 재료들이 볼에 담기고,
그 위에 청국장을 얹는다.
오일과 후추, 꿀, 소금, 그리고 발사믹식초를 살짝 더하면,
우리 부부만의 건강하고 맛있는 아침 한 끼가 완성된다.


이렇게 먹고 살아서일까.
올해로 59세가 된 남편은 흰머리가 조금 있지만,
동갑내기인 나는 아직도 검은 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작은 기쁨이지만, 우리의 식습관이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


다음날 아침엔 구운 호밀빵 위에 직접 만든 잼을 발라 먹는다.
포도잼, 블루베리잼, 체리잼—그 달콤함은 단순한 맛을 넘어
우리 삶의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함께 마시는 토마토 주스는 텃밭에서 직접 키운 토마토로 만든다.
갓 수확한 토마토를 데쳐 냉장고에 보관하고,
아침마다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살짝 넣어 갈아 마신다.
그 신선함은 하루를 깨우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다.


우리는 아침을 거른 적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단순히 건강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소박한 식탁 위에 놓인 음식들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 순간을 함께 나누는 사랑과 배려이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는 우리 부부에게
하루 중 가장 따뜻하고 평화로운 시간이다.
그 속엔 삶의 향기와 서로를 향한 감사가 담겨 있다.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아침 식사.
그것은 이민자의 삶 속에서 지켜온 작은 철학이며,
앞으로도 함께 나눌 행복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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