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나는 힘에 대하여
1.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결과로 사람을 평가하고, 숫자로 가치를 매기며,
증명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점점 그 반대의 것들을 믿게 됩니다.
보이지 않는 노력, 말로 설명되지 않는 진심,
이유 없이 끌리는 신뢰 같은 것들.
그건 수치로 남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합니다.
믿음이란 아마 그런 것일 겁니다.
'증거가 있어서 믿는 게 아니라,
믿음이 스스로 증거가 되는 상태.'
2.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신뢰
가끔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결과가 나오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돌아오지 않는 날들.
그럴 때 자신에게 묻게 되곤 합니다.
“그래서, 결국 뭐가 달라졌어?”
아직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사실 마음속에서는 조금씩 무언가가 자랍니다.
조급함 대신 기다림을 배우고,
불안함 속에서도 ‘이 시간이 헛되지 않다’는
작은 확신이 피어오릅니다.
그건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분명히 ‘자라는 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동안에도, 믿음은 조용히 자라나고 있습니다.
3. 믿음은 방향의 언어
믿음은 결과의 언어가 아니라 방향의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될 것이다”가 아니라,
“무엇이 되어도 괜찮다”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내가 지금 걷는 길이 완벽하지 않아도,
그 길을 선택한 이유가 내 안에서 분명하다면
그건 이미 믿음의 한 형태입니다.
확신은 미래의 일이지만, 믿음은 지금의 선택입니다.
믿음이란 결국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이 아니라,
'결과와 상관없이 계속 걸을 용기' 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언젠가 닿을 거라는
그 조용한 확신이 나를 움직이게 합니다.
4. 그럼에도 믿었습니다
누군가를 믿는 일, 나 자신을 믿는 일,
그리고 세상을 다시 믿는 일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자라납니다.
‘아직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있다’는 신뢰.
저는 이제 믿음을 결과로 증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오늘 하루를 흔들림 없이 살아낸 나 자신을
그 믿음의 증거로 삼으려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이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아도 움직이는 마음이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닌 내면의 빛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믿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아직 오지 않아도,
이미 그 안에서 자라고 있는 무언가를.
그럼에도 믿습니다.
믿음은 결국,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는 사람의 또 다른 이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