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건조주의보

시(詩)

by 구시안

건조주의보 - 구시안



오늘의 감정은
대체로 맑음
습도는 낮음

울 필요 없음



눈물 확률
10퍼센트 미만



사람들은
평소와 같다고 말한다
잘 지내 보인다고

건조함은
겉으로 티 나지 않는다



속눈썹 사이에
미세하게 쌓여
조금씩
따끔거릴 뿐



마음을 비비지 말 것
과도한 공감 주의
괜찮다는 말
반복 사용 자제

필요 시
인공눈물 사용 가능



다만
자연눈물은
공급 불안정

나는 오늘도
경보를 무시한 채
밖으로 나간다



햇빛이 강하고
말들은 가볍다

눈을 자주 깜빡이며
아무 일도 없다는 표정을
연습한다



건조주의보는

항상
나중에 온다

집에 돌아와
불을 끄고 나서야
눈이 아프다



Dryness Advisory - sian koo



Today’s emotional conditions
mostly clear,
low humidity.



No need to cry.

Probability of tears
below ten percent.



People say
I look the same as always,
that I seem to be doing well.



Dryness
does not show itself easily.



It settles

between the eyelashes,
quietly,
stinging a little at a time.



Do not rub the heart.
Excessive empathy discouraged.
Limit repeated use
of the phrase I’m fine.



Artificial tears
may be used
if necessary.



However,
natural tears
remain in unstable supply.



Once again,
I step outside
ignoring the alert.



The sunlight is harsh,
the words are light.



I blink more often,
practicing the expression
of someone
to whom nothing is wrong.



Dryness advisories
always arrive
later.



Only after I return home,
only after the lights are off,
do my eyes begin to h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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