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밤은 얇게 식어
손등 위에 내려앉고
말하지 못한 것들은
잎맥처럼 갈라져
조용히 마른다
나는 한때 불이었으나
이제는
그을린 자리만을 더듬는다
멀어지는 것들은
언제나 빛을 가지고 있어서
잡으려 할수록
손끝이 먼저 식어 간다
가을은
모든 이름을 낮게 부르며
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다시 한 번 꿈꾸게 한다
그래서 나는
잊기로 한 것들 사이에 앉아
끝내 버리지 못한 문장들을
가만히 접는다
어느 밤에는
빛이 아닌 것들로도
충분히 밝아질 수 있다는 듯이
부서진 꿈 하나가
늦게까지 남아
나를 불러 세운다
앙드레가뇽의 음악입니다.
가장 자주 듣는 곡입니다.
이 음악을 듣다가
작은 시(詩) 하나를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