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세계에 눈멀어버린
절벽 틈에 있는
심장 속의 단단한 몸집
나는 눕는다
달이 비추는
가파른 벽
아래로 내려가면
얼룩진 빛
선을 이룬 금들이
줄지어 그어져 있고
열 손가락의 그림자가
서로를 옥죄는
침대 아래
시간 깊이 격자를 둘렀다
눕는다
그리고
떨어진다
꿈속으로
심연을 항해 굴러가는 눈은
더 많은 흰빛을 보기 위해
애쓴다
생각을 물들이고 거칠고 질게
채워진 석회와 시멘트 안을
기억의 자갈로 채우고 나서
낯선 눈 속에
잠자리를 편다
다시 한번 포개질
잠자리를 위해
흔들리지 않을 듯한
단단한 석회관을 만들듯
동경의 혀들은
눈꺼풀 위에 말을 놓아
지쳐버린
말들을 놓아준다
손처럼 헐벗은
손 하나를
심장 가까이 올려놓고
손 하나를
미래의 나무들 사이에
묶어두고
낯선 푸름이 가득한
달을 보며
그 푸른 눈으로 들어간다
꿈꾸어라
나를
우리를
나의 크게 울었던
기억의 돌들과 함께
꽃들을 뿌려라
저 아래 깊은 곳으로
가지각색의 만개한 꽃들을
기이한 물 한 방울을 마신다
고요한 숲을 지나
잔잔한 바다를 지나
물고기들도 잠든
바닷속에서
그 입이 성숙해져
겸손해진 말들이 거품이 되고
사람 쪽으로 빛나는 광채 속으로
인어가 헤엄쳤던
그 바다로
은빛 이불을 덮고
유랑하게 될 영광을 그리며
스스로를
희미하게 빛나는 것을 보는
그곳에 도착하기 위해
떠도는 말들의 너울 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