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봄-2

by 이우현

꽃들이 만개하는 계절..

꽃농부가 되길 잘했다고 느끼는 계절이다. 활짝 피어난 꽃도 이제 피어날 꽃봉오리들도 마지막 힘을 다해 출발이 늦은 새싹마저도 예쁘고 귀한 그런 계절..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끝까지 버티다 늦장 부리며 지나가는 꽃샘추위에도 꿋꿋이 버틴 아이들의 강인함에 고마울 따름인 난 허허벌판과도 같던 땅이 알록달록 색을 입고 생기가 도는 4월의 봄날을 위해 그리도 추운 겨울에 꽃 씨앗을 구해 심어주는 모양이다.


'어떤 색을 띨까?'

'키는 어느 정도 자랄까?'

'나의 꽃밭에 어울릴까?'

'키우기에 어렵진 않을까?'

'이번엔 실패하지 않고 채종까지 해봐야지!'


이런저런 생각들로 부푼 기대감에 봄을 기다리며 겨우내 나는 늘 행복했다.


한때 내가 지금 뭘 하는지 무얼 해야 할지도 모른 체 시간이 멈춰있는 것만 같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나의 눈에 보이는 색이라고는 온통 무채색뿐이었다.

내 마음이 온통 흑백이었다. 그때 나의 시간은 멈춰있었던 건지 아니면 잃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 체 정신을 차려보니 2년이란 시간이 흘러있었고 2년이란 그 긴 시간을 허비하고 잃어버리며 얻은 거라고는 망가진 몸뿐이었다.


얼굴은 푸석했고 눈빛은 흐렸다.

온 세상의 부정적인 생각들로 나의 뇌리는 어지러웠다.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도 없었다. 그냥 말 그대로 그냥..


특별히 무얼 해줬던 건 아니다. 큰 계기가 있었던 것 또한 아니었다. 그냥 흐르는 시간을 잡지 않았고 잃어갈 것만 갔던 내 삶을 그대로 방치한 체 숨만 쉬며 살았던 것 같은데 시간이 약이라 했던가? 부정적인 생각들로 어지러웠던 나의 기억들은 점점 옅어지며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그렇게 2년이라는 긴 시간을 버리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이 나를 더 괴롭히면 괴롭혔지 그 당사자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상대방의 증오가 시간이 지나면 그 증오의 화살이 결국엔 나에게로 되돌아온다는 걸 깨달았을 때 밀려오는 그 허무함이 얼마나 덧없는지 미련하게도 몸소 겪어봐야 깨우치는 내가 한심하기 짝이 없었지만 되찾은 나의 삶에 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