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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사랑은 왜 파국으로 흐르는가

by Henry




톨스토이, 사랑의 빛과 그림자를 가장 정직하게 기록한 사람다.

안나는 사랑을 선택했지만
사랑이 그녀를 구원하지 못했다.
톨스토이는 사랑을 로맨스가 아니라
사회·도덕·자아의 균열을 드러내는 거울로 그려낸다.
우리가 사랑 속에서 흔들리는 이유를
안나의 비극은 조용히 비춘다.

사랑은 개인의 감정이지만, 삶 전체를 흔든다.
안나의 사랑은 처음엔 눈부셨다.
자기 존재를 일깨우는 열정,
새로운 삶을 향한 갈망.
그러나 톨스토이는 묻는다.
사랑은 정말 개인의 선택으로 충분한가?

사랑은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 사회, 명예, 책임…
모든 것들이 감정의 뒤편에서
거대한 흐름처럼 밀려와 삶을 흔든다.

사랑이 파국을 향하는 이유는 욕망과 두려움의 충돌다.
안나는 사랑을 얻었지만
사랑을 지키지 못할까 두려워했다.
사랑이 커질수록
상실의 공포도 함께 자란다.

그녀의 고통은
“사랑이 충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이 너무 간절해서” 시작된다.

톨스토이는 말한다.
인간의 사랑은 때때로
욕망과 두려움이 서로를 잠식하는 과정이다.

안나는 사랑보다 ‘시선’에 파괴된다.
안나의 비극을 만든 것은
그녀의 감정보다 세상의 시선이었다.

삶을 새로 쓰려는 개인의 용기보다
도덕의 잣대를 앞세운 사회가 더 폭력적이었다.
사랑의 실패는 안나의 책임만이 아니다.
그녀를 둘러싼 시대가
한 여성이 스스로 선택한 사랑을
견디지 못했다.

사랑은 왜 파국을 향해 흐르는가?
톨스토이는 그 답을
감정이 아니라 존재의 조건에서 찾는다.

인간은 완전한 사랑을 원하지만
스스로도 불완전하다.

진실한 사랑을 갈망하면서
동시에 그 사랑을 의심한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용기는 있지만
잃어버릴까 두려워한다.

이런 모순 속에서 사랑은 흔들리고,
때로는 파국을 향해 간다.

우리는 사랑이 모든 것을 구원하리라 믿는다.
그러나 삶은 감정 하나만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사랑이 실패하는 순간보다 더 아픈 것은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를
스스로에게 되묻는 고독이다.

안나의 이야기는
사랑의 비극이 아니라
사랑을 둘러싼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연약함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갈망한다.


Hen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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