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세계를 어떻게 견디는가
카뮈, 삶의 기울어진 진실을 정직하게 바라본 사람이다. 메르소는 세상의 규칙에 맞추지 않았다.
그는 울어야 할 때 울지 않았고
기뻐해야 할 순간에 침묵했다.
그가 처벌받은 이유는
살인이 아니라 세상이 요구하는 감정 극본에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뮈는 이 인물을 통해
‘부조리’라는 세계의 본모습을 조용히 드러낸다.
부조리란 세계와 내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다.
부조리는 거대한 사상 용어가 아니라
일상의 틈에서 느껴지는 작은 낯섦이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실,
설명할 수 없는 타인의 판단,
감정에 맞지 않는 삶의 강요다.
메르소는 이런 단절을 누구보다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는 이해받기 위해 연기하지 않았고
세상의 기대치에 맞춰
감정을 ‘꾸미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솔직함이
그를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으로 만들었다.
카뮈는 말한다. 세계가 부조리하다면 나를 정직하게 하라.
부조리는 피할 수 없다.
설명되지 않는 사건들,
예상과 무관하게 찾아오는 불행,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타인의 시선.
카뮈가 제안하는 해답은 단순하다.
“부조리를 제거할 수 없다면
그 앞에서 자신을 위조하지 말라.”
메르소는 감정을 꾸미지 않고,
사실을 과장하지 않고,
세상에 아부하지 않는다.
그의 솔직함은 때로 잔인하지만
정직함이
부조리한 세계에서 인간이 지킬 수 있는
최후의 품위라고 카뮈는 말한다.
'의미 없음’을 견디는 법은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기다.
부조리의 핵심은
삶에 확실한 의미가 없다는 깨달음이다.
그러나 그런 깨달음은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메르소가 마지막에 도달한 평온은
종교도, 관습도, 사회적 인정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였다.
카뮈가 말한 ‘반항’은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바라보는 용기였다.
지금 우리의 삶에서 우리는 매일 작은 부조리를 겪는다.
상식과 어긋난 일들,
억울한 상황,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타인의 감정.
부조리한 세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세계가 변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우는 것이다.
메르소처럼
억지로 감정을 흉내 내지 않고
세상의 시선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으며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들로
나의 내면을 다시 정돈하는 것이다.
작은 태도가
부조리한 세계에서 우리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용기다.
Hen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