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첫 날, 퇴사를 꿈꾸다.

아직도 그렇다.

by 은이영


광화문 화려한 초고층 빌딩 숲이 아닌 종로 한적한 곳 어딘가 나의 회사가 있다.


입사 첫 날, 80-90년대 느낌나는 건물들 사이를 걸어 저멀리 회사 빌딩을 향하면서 생각했다.


2년만 다녀야지..


그게 17년 전이다.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았으니 작은 수술로 인해 2달 쉰 것을 제외하면 17년을 꼬박 한 회사를 다녔다.

20대의 절반과 30대 전부와 40대 초입에 들어 선 지금까지 내 인생의 거진 절반을 함께 했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다른 의미로 퇴사를 꿈꾼다.

누군가 회사에서 내 꿈이 뭐냐고 물으면 난 예전부터 매 번 이렇게 대답했다.


"웃으면서 퇴사하는 거에요."


17년 동안 수많은 퇴사를 보았다.

회사에서 일명 잘나가서 나는 새로 떨어뜨린다는 임원도, 성과가 높고 절대적인 신임을 받던 대표이사도 결국은 회사를 떠났다.

선후배야 말할 것 있으랴.


군가는 이직을 했고

누군가는 권고를 받았고

누군가는 정년을 채웠다.


나는 방식은 달랐지만, 퇴사는 누구에게나 한 번은 찾아온다.

그 때마다 끝은 어떨까? 생각한다.


나이가 들 수록, 연차가 쌓일수록 내가 농담 반 진담 반 꿈꿨던 아름다운 퇴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계속 깨닫는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역설적으로 한 회사를 17년째 다니게 하는 나의 기반이 었다.

끝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흔들리고 고민되는 순간마다 우선순위와 방향성이 분명하게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을 이겨낼 힘이 다.


나는 아직도 퇴사를 꿈꾼다.

그것이 이직이든, 정년퇴임이든, 다른 꿈을 찾아서든 그 이유와 형태가 뭐든 말이다.

선후배들이 그동안의 나의 고생을 치하하서 내 앞길을 축복하 순간을, 그들과 함께한 시간을 감사로 웃으면서 마무리하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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