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또한 당신은 잊기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시간은 어쩌면 비례하는 것이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할 때까지.
내가 무엇인가를 배우고 잘하게 되기까지.
경험이 많은 사람이 능숙하다는 것이.
공교롭게도 끝이 나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옳은 일인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당신을 사랑한 순간이 짧지 않아서,
당신을 잊는 순간이 긴 것은 괜찮습니다.
당신을 너무 짧은 순간 사랑하지 않아서.
그 사랑한 순간을 너무 가볍게 잊어버리지는 않아서.
그게 참 다행입니다. 왠지 나는 가벼운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세월의 약이라는 말처럼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고 잊히겠지요.
하지만 그 순간들이 정말 짧게 나를 스쳐가는 것들이 아닌
내 삶에 풍덩 담겼다가 나왔던 것이라서 훌훌 털어버리기까지는 오래 걸리겠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낱 스쳐가는 가벼운 인연이 아니었다는 생각.
굵직했고 나의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사람이라는 것.
언젠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대를 마주할 수 있는 순간.
그때는 참 행복했었다고 웃어 넘길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오면
그대를 다 잊은 것이겠지요. 그때의 아픔을 이제 털어낸 것이겠지요.
좋았던 순간만큼은 아픈감정으로 뒤덮고 싶지 않습니다.
그대의 마음도 내 마음과 같았으면 합니다.
별로 좋은 순간들은 아니겠지만 나쁘지 않은 그런 순간.
그때의 나를 떠올릴 수 있는 순간.
순식간에 수 많은 기억들이 스쳐지나 가겠지만
그때의 마음이 참 따뜻하게 와 닿았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는 그래도 행복했으니까. 그걸 부정하고 싶진 않으니까.
부디 아프고 안 좋은 기억보다는 따뜻했던 순간을 더 오래 기억했으면 합니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고 해도 좋았던 추억만큼은 그저 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 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때의 나와 그 감정의 아껴주고 싶은 것입니다.
아무쪼록 건강히 잘 지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