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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호 Nov 02. 2015

'손잡이'와 '나'와의 관계

출근 길과 퇴근 길,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하철에 올랐다.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은 넘쳐났고 나 또한 그 무리 속에서 서 있었다. 흔들리는 전철 속에는 사람들이 넘어지지 않게 잡혀주는 손잡이가 있다. 요동치는 버스에서는 더더욱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우리의 인생을 살다 보면 위태롭고 어려운 순간이 와도 잘 찾아보면 손잡이처럼 작은 것일지라도 버팀목이 되는 것이 있다. 


그렇게 나는 손잡이에게 의지해서 그 길을 나아간다. 그렇지만 대놓고 손잡이에 대롱대롱 매달리면 안 된다.
양 손으로만 매달려 있다 보면 몸은 더 흔들릴 것이고 더 위험해진다. 심지어 잘못하면 끊어져 버릴 수도 있다.
내가 주체가 되어야지 손잡이에 완전히 의존하면 안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항상 '적당히'라는 것이 필요한 거 같다. '호의가 지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유명한 말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게 늘 내 곁에 손잡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오산이다. 그것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면 그 손잡이도 다른 이의 손을 잡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위태롭게 서 있는 나에게 도움의 손잡이를 건네는 이는 많다.

 마찬가지로 나도 손잡이가 되는 경우도 많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너무 뻣뻣하게 서있으면 강풍이 오면 부러지게 되어있다. 흔들리는 전철 안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낸다. 누군가는 책을 보고, 누군가는 음악을 듣고, 어떤 이는 잠을 청해보거나, 어떤 이는 친구와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말없이 서서 멀뚱멀뚱하게 멍하게 가는 사람도 있다. 저마다의 삶에서 위험을, 아픔을 넘기는 방법도 가지각색인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지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는 거다. 아픔의 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목적지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철안에 있는 작지만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손잡이에 대해 고마워해라.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나를 버티게 해주는 것에 감사해라. 그리고 그것에 완전히 의존하지 마라. 

비록 도와주는 힘에 살짝 기댈 수는 있어도 내 스스로 버텨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너무 많이 의존한다면 그 손길마저 끊어질 것이다. 균형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어느  한쪽으로 너무 기울지 않아야 한다.  한쪽으로 쏠리면 무엇이든 넘어지게 되어있으니까. 

그래서 내가 만나는 인연에게도 내가 너무  그쪽으로 쏠리거나 상대방이 나한테 너무 기울이면 어느  한쪽은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가 이야기나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의 힘의 균형이 좋은지, 마음의 균형이 중요한지 알아차려야 한다. 

만약에 그렇지 못하다면 흔들리는 세상에서 휘청거리게 될게 분명하다. 가구를 맞출 때도 좌우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 삐뚤거나 치우치면 평형을 맞추기가 상당히 곤란하고 불편하다. 그래서  그쪽에 종이를 더 깔거나 자리를 잡아준다. 그 사람과의 만남을 평행을 이루면 잘 이어나가고 싶다면 너무 받지만도 말도 너무 주지만도 말아야 한다. 주는 게 아까워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부담스러워하거나 그 사람이 당연시하게 된다면 그건 좀 곤란한 상황이 되고 말테니까. 


손잡이는 가만히 서서 그저 힘들어하는 사람의 손만 잡도록 도와줄 뿐이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내게 손 내밀고 있는 사람의 도움은 가끔 받아도 된다. 

우리도 고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최소한 받은 만큼은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에 너무 의존하지도 말고, 기대지도 말고 균형을 잘 맞추어 보자. 


삶도, 마음도, 기분도 나를 잃지 않고 맞추다 보면 그 사람도 나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관계란 항상 복잡하다고 해도, 정답을 잘 모르겠다고 해도 그 정답을 풀어나가는 풀이과정은 있는 것이다.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딱 두 사람, 그 사람과 나 밖에 없다는 사실. 

기울이지 말고 중심을 잡으며 풀어나가기.  

그럼 곧 답이 나오니까.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답이 나올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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