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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선 Jan 04. 2017

새해

take 1.


아침마다 맞이하는 해를 간절하다, 새롭다, 생각해본 적이 없으므로 나에게 새해라는 단어와 시간은 의미 있는 단어는 아니다. 오늘 뜨는 해, 어제도 떴던 해, 내일 아마 뜰 해. 내가 세상에 없어도 세상에 사라지지 않을 해를 굳이 맞이하겠다는 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냐고 삐뚤빼뚤해진 마음은 올 해도 어김이 없다.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한 해의 끝도 겨우 가능했을지 모를, 새로운 한 해는 더 간절할지 모른다. 나는 매일 뜨는 해보다, 이때의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새해인사 같은 것들에 대해 더 호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살아가는 하나의 과정이자, 온 힘을 다 가진 듯 하지만 지진 한 번에 건물보다 더 빨리 무너지는 사람의 마음 같은 것을 보여주는 일 같아서 말이다. 한 해의 시작을 지구 반대편에서 보내는 일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에 대해 생각해 본다.



take 2.



기원한다,

새로 시작하는 한 해에는 평화를.

모두가 편안해야만 내가 편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 한 해의 끝자락에서,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알았다고 이야기해야 하나.

당신이 두 손 모아 불 붙인 향에서 연기가 난다.

내가 그 옆에 향을 꽂는다. 

함께 기대어 같이 타들어갈 것이다.

같이 나이 드는 일은 생각보다 외롭지 않은 일 같다고, 당신에게 말했다.

올 한 해, 우리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부디 앞을 다투지 않는 물처럼 흐르기를.

그리하여 비로소 바르게 걷기를.



* 장소 : 일본 교토시 히가시야마구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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