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1.
아침마다 맞이하는 해를 간절하다, 새롭다, 생각해본 적이 없으므로 나에게 새해라는 단어와 시간은 의미 있는 단어는 아니다. 오늘 뜨는 해, 어제도 떴던 해, 내일 아마 뜰 해. 내가 세상에 없어도 세상에 사라지지 않을 해를 굳이 맞이하겠다는 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냐고 삐뚤빼뚤해진 마음은 올 해도 어김이 없다.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한 해의 끝도 겨우 가능했을지 모를, 새로운 한 해는 더 간절할지 모른다. 나는 매일 뜨는 해보다, 이때의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새해인사 같은 것들에 대해 더 호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살아가는 하나의 과정이자, 온 힘을 다 가진 듯 하지만 지진 한 번에 건물보다 더 빨리 무너지는 사람의 마음 같은 것을 보여주는 일 같아서 말이다. 한 해의 시작을 지구 반대편에서 보내는 일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에 대해 생각해 본다.
take 2.
기원한다,
새로 시작하는 한 해에는 평화를.
모두가 편안해야만 내가 편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 한 해의 끝자락에서,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알았다고 이야기해야 하나.
당신이 두 손 모아 불 붙인 향에서 연기가 난다.
내가 그 옆에 향을 꽂는다.
함께 기대어 같이 타들어갈 것이다.
같이 나이 드는 일은 생각보다 외롭지 않은 일 같다고, 당신에게 말했다.
올 한 해, 우리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부디 앞을 다투지 않는 물처럼 흐르기를.
그리하여 비로소 바르게 걷기를.
* 장소 : 일본 교토시 히가시야마구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