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실패가 아니다
어릴 적 악력이 약한 편이던 나는
손에 든 건 무엇이든 잘 떨어트리곤 했다.
그럴 때마다 농담조로 '잘~한다! 다 부숴라. 다 부숴~!' 같은
반응을 듣는 데에 익숙했다.
그런데 무서운 건 성인이 되어 사소한 실수를 할 때마다
혼잣말로 스스로에게 비아냥대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다.
'잘~한다! 꼭 그렇게 해봐야 알지?'라고.
만약 친구가 실수를 했을 때 앞에서 이렇게 대놓고
비아냥대거나 비난하며 무안을 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친구가 실수를 하면 우리는 보통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며
놀라거나 다치지는 않았는지 묻고, 위로를 해준다.
그런데 자신이 실수를 했을 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가차없는 자기비난(Self-criticism, 죄책감과
무가치함을 포함하는 자기에 대한 가혹한 평가)을 퍼붓는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야단을 치고 벌을 내려야만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다.
하지만 남에게 듣는 비난이 상처가 되는 것과 똑같이
자기비난의 말 역시 우리를 주눅 들게 하고 아프게 한다.
텍사스 대학교 심리학과의 크리스틴 네프 교수는
'자기 자비'라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건 곤경에 처한 자신을 비난하는 대신
마치 친구를 대하듯 친절하게 대해야 함을 뜻한다.
설사 우리가 무언가를 잘못하고 있더라도 말이다.
우리가 자기 자비의 마음을 품을 때
뇌에서는 안정감과 친밀감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다량 분비되어 괴로움을 덜어주고
기분을 좋게 해주기도 한다.
또, 자기 자신을 친절히 대하도록 배운 사람일수록
실수를 성장의 기회로 보려고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람들은 보통 성공과 실패를
흑백논리로 대하지만, 사실 그 사이에는
'성공적인 실패'와 '실패적인 성공'도 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더라도 시도로부터
무언가를 배웠다면 우리는 발전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자기 자신과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며
도전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처음에는 반사적으로 자기비판적인
말이나 생각부터 튀어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차츰 시간을 들여 바꿔나가면 된다.
사소한 실수에는 '괜찮아', '별일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
그러니 실수해도 괜찮다.
하지만 당신이 실수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시도마저 포기한다면,
그때는 정말 실패하게 된다.
실수에 좌절하고 있는 자신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고 스스로를 믿어주자.
나를 충분히 믿어줄 때
우리는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