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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love Jun 17. 2021

불량 엄마_197

내가  입맛을양보한 거야

제목  그대로  제가  입맛을 양보한 이야기


우리 집  남정네들은  제가  끓여주는 탕국을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신랑이  너무  좋아하는데요

이  탕국은  지역마다  집집마다  다  다르죠  끓이는 방법이

저희 집은  정확하게  말하면  시댁 스타일은  탕국에 두부를 넣어요

친정  스타일은  소고기  맑은 국  느낌의  탕국이고요

저는  어릴 적부터  친정엄마의  탕국  맛에  길들여져 있었는 거죠

더군다나  제가  유일하게  입맛에  안 맞아하는 음식이  콩 관련인데요

특히  콩은  정말로  싫어합니다   그래서  두부도  그렇게  즐겨 먹지 않는데

탕국에 두부를  넣어서  끓이니까  제  입맛에  안 맞고  고생했습니다


헌데  신랑이  워낙   잘 먹는  음식이니까

까탈스럽고  입짦은  신랑이라서  음식  가리는 게  많아요 

본인도  인정하는 거니까   험담 아니에요 

신랑의  입맛에  맞는  몇 개  안 되는  음식이니까  그냥저냥  제가 적응한 거 같아요

그렇게  어언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저는  시댁 표 탕국을 더 먹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정 가면  친정 표  탕국이  더 맛나고 좋아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똥똥이가  탕국  먹고 싶다고 해서  끓여주었더니

신랑이  똥똥이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역시  탕국은  엄마가 끓여주는  게 최고야"  늘  평소에 하던 찬양의 맛

그리고  이번에도  이어지는  말 "처가댁  탕국은 정말로 입맛에 안 맞아"

이 눔의  신랑이  날도 더워 죽겠는데  날 안 더웠으면  입맛의 차이려니 했고

요즘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많아서 


냉정하게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  입맛이  내가  양보한 거라는 거? 알아?

나는  울 엄마가  끓여주던  탕국에  익숙하던  즉  지금 처가댁에서 끓여주던

탕국이  내가  먹고 자랐던  그 입맛이여, 즉  내가  양보해서  이  맛이  나오는 거고

그  맛이  똥똥이까지  길들여져서  똥똥이도  지금의  탕국  맛을  좋아하는 거라고"


일침을  날려주었습니다

부부가  살면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살아가고 맞추면서  살아가는 건데

이렇게  평생을  남편이라는 사람이  부인이  양보한 거라는 걸 몰라주면 섭섭하죠

내가  양보한   그  입맛이  우리  똥똥이  입맛이  되었고  

저는 여전히 친정식 탕국이 그립습니다  가끔  한 번씩  끓이면 두 사람이 잘 안 먹으니

저한테  이  탕국은  양보의  음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돌아보세요

여러분의 옆에 있는  사람은  어떤 양보를 하고 있는지? 

그 양보에 대해서 고맙다고 한번씩 말 한마디  건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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