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참을 수 있어
텔레비전에서 통닭을 먹는 장면들이 나오는 순간 저는 이성을 상실했습니다
너무나도 먹고 싶은 마음에
그래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으면서 먹고 싶다 먹고 싶다를 연신 말했더니
"엄마는 참을 수 있어" 라면서 저를 말리는 똥똥이
"못 참어"
"참을 수 있잖아"
아니 그런데 왜 참아야 하는지?
"나 약 먹는 동안만 참아"
너 정녕 내 자식 맞는 게여?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뻔했습니다
현재 똥똥이 한약 먹는 중입니다, 고 3 한참 기운 딸릴 때라서 1재 해주었지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고기를 안 먹이고 채소와 생선류의 위주로 먹고 있습니다
그 좋아하던 야식도 안 먹으려고 하고, 밥도 과식하지 말라는 선생님 말씀에
한 그릇 더 먹고 싶어도 참고 있지요
그렇지만 이건 이거고 저는 저인데, 참으라니요
"못 참아, 먹고 말테야"
"엄마 나 몰래 시켜먹으면 나 운다"
네가 울기전에 내가 울게 생겼구먼
"그냥 네가 참아, 엄마 아빠는 시켜먹을게"
"그런 게 어디 있어? 엄마 조금만 참아"
"아니 그런데 왜 참아야 하는 데?"
"나도 먹어야 되니까"
결국은 저도 먹어야만 된다는 이기적이고 못된 심보로 제 통닭을 막은 거였습니다
해서 저는 결국 신랑에게 s.o.s를 날려보았습니다
"쟈갸 , 나 통닭"
................................................................. 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한번
코맹맹이 소리로 "쟈가 , 우리 통닭 먹자"
.................................................................. 틀림없이 못 들은 게 아닙니다
이 침묵은 똥똥이 말대로 참아라!!! 를 뜻하는 무언의 암시인 거죠
순간 열이 확 솟구치면서 날도 더워 죽겠는 데, 먹고 싶은 것도 못 먹으니까
이 썩을 X 씨 부자 혼자 나가서 먹고만 다를 장렬히 외치곤 말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냥 마파두부 만들어서 다 같이 저녁을 냠냠했습니다
아, 도대체 엄마란 존재는 어디까지 참아야 하고 어디까지 인내해야만 될까요?
이러다가 몸에서 사리 나오고 해탈하게 생겼습니다.
짜증 나는 데 보루토 하는 시간에 리모컨 뺏어버릴까? 하고 소심한 복수를..
통닭 먹고 싶은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