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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서 비혈연 가족2

부족사회를 서울에서?

by 윤희크

그동안 집 고치기를 하느라 글을 쓸 수 없었다. 집 고치는 동안 공동체 사람들의 집에서 묵고 먹고 씻고 또 청소도 도와주고.. 힘들지만 즐겁게 고치는 중.


오늘공동체는 개개인으로 서로를 만나라고 하면서 큰묶음으로 각각의 부족을 이루고 있다.

공동체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한 층에 한 부족이 살고 있다. 개인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여러가지를 고려하여(주로 거리인것같다) 부족으로 묶인다. 재밌는 것은 이성애 커플은 한 부족이 될 수 있는데 이 이성애 커플의 자녀는 독립시기가 되면 다른 부족이 된다. (보통 초딩이 되면 독립한다) 사는 곳도 달라지고 자녀의 멘토가 지정되면서 공부 고민이나 진로는 멘토와 논의하지 부모- 자녀가 다이렉트로 얘기하고 부모가 개입을 하지 못하는 구조다.


공동의 돌봄이 가능하려면 정서적 애착이 생길 수 있는 혈연의 집착을 끊어내려 애쓰고 비혈연 가족은 내 가족처럼 돌봄에 참여하는 시간이 필수로 주어진다.


그에 따라 살다보니 요즘 나는 초딩 남자아이들의 훈육이 고민이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인데다(현재의 나는 비혼이며 자녀가 없다.) 말을 안 듣는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는 내 목소리가 떨리는(?)것을 아이들도 나도 안다. 그러니 아이들이 우끼끼하며 달려나갈 때 제지를 잘 못하고 있다. 다른 이모 삼촌의 돌봄 시간에 어떻게 하나 배우고 있는 중이다. 내 아이가 없는데 이토록 양육에 관한 책을 읽어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어렵고 또 재밌다.


도시부족은 예전에 조한혜정 선생님이 비전화공방에 관한 글을 쓰실 때 들었던 얘기였다.새로운 감수성과 철학으로 도시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 사회에 이로운 일거리 삶과 일의 결합.


그때 들었던 것이 여기서 “넌 몇 부족이야?” 라던지 “오늘 2부족 청소 후에 회식에 오세요” 라는 글을 보면 너무 재밌게 느껴진다. 이 곳의 부족 라이프는 어떤 것일까.


비혈연을 끈끈히 묶어주는 시스템.

나의 가족을 확장하면서 경계를 지어준다. 혈연이나 부모자식이 아닌 나의 곁.


오늘공동체는 부족들은 부족별 특징도 다르다. 그리고 부족이 바뀌기도 한다. 영원한 묶음이 아니다.

가족주의가 주는 폐쇄적 공동체성이 아니라 기존 가족 제도가 주지 못하는 지지와 나눔이 있다.


나는 아직 2년뿐이라 푹 젖어들지 못했지만.

우리동네사람들(우동사)과 비교해봤을 때 성격과 성향으로 맞는 사람끼리 친해지는 공동체가 아니다. 당연히 스타일 안 맞는 사람과 한 공동체, 한 부족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것이 괴로움이 아닌 안전한 결합이 된다는 것은 많은 이의 노력과 시스템이 잘 짜여진 결과라고 느껴진다.

갑갑해, 그거 어떻게 해~ 가 아니라 오? 이거 괜찮?? 이라는 순간을 점점 더 경험하고 있다. 공동체의 이웃으로 살 때보다 더 진하게.


얼마전 부족 조정이 있어서 나는 10부족이 되었다. 모든 부족의 부족장은 여자인듯하다. 부족장과 회계가 여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서 그 이유를 언젠간.. 물어봐야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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