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간다는 것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by Old cat

일상 속에서 무심코 반복하는 행동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과연 진심으로 좋아서 택한 것인지, 가끔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지금은 자주 마시지 않지만 매일 출근길 텀블러 뚜껑을 열고 차 안에 가득 퍼지던 커피 향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한 잔의 커피로 하루 종일 활력을 얻는 기분도 참 좋았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뒤로 점점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사람이 되어갔다. 사소한 일에도 이유 없이 화가 나는 스스로를 보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함을 느꼈다.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았고, 빈속에 마시는 커피는 속을 쓰리게 했다. 커피는 더 이상 나에게 기쁨만을 주는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밤이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활력이 생긴다는 이유로 자신을 '올빼미형 인간'이라 믿었다. 하루 종일 쌓인 스트레스를 야식과 영상으로 풀며 늦은 새벽까지 잠들지 않았다. 다음 날 괴로울 걸 알면서도, 읽다만 소설책과 영상, 맥주와 치킨을 친구 삼아 그런 생활을 반복했다. 결국 이런 습관은 불면증과 소화불량, 위염으로 이어졌다. 어느 날, 하루 종일 멍한 상태로 지내다 문득 깨달았다.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란 걸.


요즘 나는 밤 10시에 잠들고 아침 6시쯤 일어난다.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알고 보니 나에게 맞는 삶의 리듬은 아침형 인간의 것이었다.


대학생 때, 90년대 유행이었던 국내 전국일주를 시작으로 유럽 배낭여행에 빠져들며 30년째 꾸준히 여행을 다니고 있다. 젊었을 땐 유럽이나 선진국 위주의 여행을 선호했다. 로마 역사와 십자군 전쟁에 심취해 있었고, 다양한 신화와 예술가들의 작품을 좇아 하루에도 수십 군데 유적지와 박물관을 미친 듯이 돌아다녔다. 숙소는 잠만 잘 수 있으면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6시간 넘는 비행은 잘하지 않는다. 리조트에 머물며, 멋진 전망의 수영장과 바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제야 안다. 나는 관광이나 쇼핑으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아니다. 따뜻한 수영장, 편안한 썬베드, 그곳에서의 독서와 맥주 한 잔이야말로 나를 충만하게 만든다.


그동안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며 취향이 변한 것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스스로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에야 비로소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언제 내가 가장 기분 좋고, 몸과 마음이 편한지를 알게 되었다. 순간의 쾌락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기쁨을 찾아가고 있다.


커피를 여전히 좋아하지만 매일 마시진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운동을 마친 후 샷 하나만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면 집중이 놀랄 만큼 잘 된다. 맥주도 좋아하지만, 요즘은 산뜻한 화이트 와인에 더 손이 간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기분 좋은 지인 몇 명과의 만남이 오히려 내 삶의 균형을 잡아준다.


이제야 조금씩 나 자신을 알아가고 있다. 나는 늘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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