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위로

신생모의 육아 에세이

by 아란

너무너무 지치는 밤이 있다.

내 컨디션도 좋지않고

하루종일 일이 버거웠으며

쌓인 집안일에 짜증이 와락 솟는데

심지어 애 아빠마저 늦어지는 날.


눈물이 날 것같은 기분을 꾹 누르고

어쨌든 하나씩 하나씩

할 일은 해야지.


아이가 들고 온 책을 읽어주고

땀에 흠뻑 젖은 몸을 씻긴다음

로션을 발라주고

포근하고 부드러운 잠옷으로 입히고나면

이내 진이 빠진다.


자지 않겠다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방에 들어와 누우면

파도같은 피로가 내 머리카락을 쥐고 흔드는 기분이다.


그럴 때,

축 쳐진 엄마의 눈

가라앉은 목소리를 다 알기라도 하듯이

아이가 조그만 목소리로

"엄마 눈 감아."라고 한다.


대꾸할 기운도 없어

아이가 시키는 대로 눈을 감으면

아이는 누워있는 내 얼굴 옆에 몸을 일으켜 앉아서

아주 작은 손으로

내 등을 토닥토닥하며

귓속말로 노래를 부른다.


"자장 자장 우리 엄마

잘도 잔다 우리 엄마..

엄마 사랑해요♡"


이제 37개월.

아직도 나에게 한참 아가인데.


내가 해주었던 몸짓과 말을

바로 그 순간에 나에게 들려주는 내 아이.


나는 얼마나 더 큰 사랑을 돌려받고 있는 걸까.

눈물이 울컥 올라온다.


고마워.

엄마를 사랑해줘서.

너의 순수한 사랑을 돌려줘서.

엄마 마음을 따뜻하게 만져줘서.


그 작은 손이 두드려주는데

세상 더 없이 큰 위안이 몰려와

마음이 평온해지는 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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