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없어도 좋습니다.

무모한 도전

by 퓨처에이전트

퇴사를 하기 전 독립해서 나는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고민을 하면서 고등학교때부터 독학으로 트렌드, 미래학을 공부하며 보았던 여러 책들의 내용을 종합해 보니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분야는 결국 교육산업이었다. 어차피 세상은 계속 변하고 그 변화를 사람들은 학습해야 할테니까.


그런데 공부할 시간이 없고 아니 시간이 있어도 공부를 안 하고 공부를 해도 내 분야 밖에 모르니 변화가 일어나는 복잡한 맥락을 통찰하지 못하고 현재를 통찰하지 못하니 미래를 예측하며 위기와 기회에 선제적인 대응을 할 수 없는게 현실이었다. 아버지의 실패 역시 그게 원인이었고 누군가는 대신 시대의 흐름을 읽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수요는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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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는 자유롭게 일하며 오랫동안 일하고 싶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버지같은 직장인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나의 직간접경험을 널리 알려야한다는 의무감이랄까 책임감이랄까 뭔가 내 인생의 미션(mission)이 주어진 것 마냥 그렇게 교육이라는 분야에 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장에서 수많은 직무교육을 받으면서 느낀 것은 대부분의 교육이 업무에 도움은 될 지언정 정작 개인 스스로 시대의 흐름을 읽으면서 위기에 대비하고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퇴사를 하면 교육산업으로 가서 내가 독학으로 공부해 왔고 유통산업에서 실무에 적용하며 유용성을 확인한 트렌드와 미래학 분야의 전문가로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누구를 가르쳐 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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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교육시장에 대한 경험도 지식도 없었고 강의스킬도 있을 리가 만무했다. 하지만 평소에 직장에서 업무상 PT도 많이 했었고 카메라 앞에서 방송도 여러번 촬영해 본 경험은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직장 동료 누군가가 나에 대해 평하기를 '양성식씨는 평소에는 조용한데 술자리에서는 얘기를 참 재밌게 한다'는 것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지나가다 들은 그 말이 내 머릿 속에 박혔고 내가 아닌 남이 한 평가라 나도 몰랐던 나의 재능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냥 교육시장으로 가서 조금만 배우면 무조건 잘 할 자신이 생겼던 것이다.


하지만 혼자서 맨땅에 헤딩하면서 교육시장을 이해하고 강의스킬을 키워가는 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결국 자유를 위해 퇴사를 하지만 다시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조직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빠르니까 말이다. 3개월된 딸을 둔 아빠가 여유부리면서 준비할 시간은 없었다. 반드시 1년 안에 승부를 봐야 했다.

fb17ca6be09e5e7c5ea35f811005c5e6.jpg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

결국 배우려면 최고의 강사에게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고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강사들의 강의도 들어 보고 서치를 하다가 이 사람에게 배워야겠다고 생각이 드는 강사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분이 운영하는 교육회사의 홈페이지를 드나들던 어느 날 운명처럼 트렌드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예비강사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봤고 바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냈다. 몇일 뒤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주말을 이용해 대표님과 면접을 본 결과 해당 교육회사의 강사양성과정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단, 기간은 4개월이었고 월급은 없는 조건이었으며 4개월 뒤에 어떻게 될 지는 정해진 것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뒤도 안 돌아보고 한달 뒤 퇴사를 결정했고 2010년 2월 1일부로 홍대인근에 있었던 교육회사로 출근 아닌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당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월급없이 미래가 보장도 안 되는 곳에 가지만 그분이 10년 넘게 교육시장에서 활동하며 최고의 강사가 될 수 있었던 노하우를 4개월만에 그것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놓칠 수가 있는가?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1개월 뒤쯤 나는 거기서 쫓겨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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