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남기
1인지식기업가로 살면서 자유로워진 것이 참 많다. 일단 지긋지긋했던 출퇴근이 없어졌고 조직내에서 억지로 하는 인간관계도 없어서 좋다. 반면에 퇴직금도 없고 국민연금, 건강보험 절반을 내 주는 직장도 없어졌다.
참고로 직장을 퇴사하고 1인지식기업이 되는 순간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꽤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한다. 자산이 많거나 고급차를 타면 그 금액은 더욱 커진다. 퇴직금 역시 개인 스스로 IRP퇴직연금계좌를 만들거나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해 열심히 모아 나가는 수밖에 없다. 다행이도 국민연금은 보험료 금액을 어느 정도 정할 수 있지만 많이 내면 많이 받을 것이고 적게 내면 적게 받는 거다.
1인지식기업가가 되고 24시간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시간적 자유를 얻었지만 수입도 너무나 자유로워지고 말았다. 당연히 월급이 없으니 매달 벌어들이는 수입은 다르고 일정 수준의 수입을 넘기기 전까지는 계획적인 소비를 하기는 매우 어렵다. 나 역시 초기 몇년은 최대한 절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대신에 당시 절약하는 습관이 생겨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절약습관이 몸에 배여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강의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1인지식기업가의 경우 비수기와 성수기가 뚜렷하다. 아무래도 여름과 겨울이 오면 강의 비수기라 학교 선생님처럼 집에서 쉬는 날이 더 많아진다. 개인적으로 공개강좌를 열고 출판을 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성수기에 비하면 수입이 확연하게 줄어들기 마련이다. 대신에 성수기때 충분히 벌어두면 1~2달 동안 장기여행을 떠나거나 다음 성수기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게 나쁘진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전염병이라는 변수가 등장해서 지난 번 메르스때도 큰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는데 이번 코로나는 그보다 더 심각함을 느낀다. 상반기 성수기는 비수기보다도 못했고 앞으로 언제까지 이 상황이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재난지원금과 프리랜서 지원금이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 이전의 수입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그리고 향후 엔데믹(endemic, 전염병의 상시적 발생)시대가 도래하면 이제 기존의 수입원만 믿고 있을 게 아니라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말았다.
그래도 1인지식기업으로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고 최대한 절약하며 아파트 대출금도 모두 상환했고 몇년간 수입이 없어도 굶어 죽지는 않을 만큼의 금융자산도 모을 수 있었다. 수입이 자유롭긴 했지만 수시로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업의 특성상 금액은 천차만별이라도 매일매일 돈이 들어오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또 직장다닐 때 한달동안 매일 출퇴근하면서 월급으로 받던 금액 이상의 돈을 하루 이틀간 일하고 받는 경험도 여러 번 해 보았다. 고정적인 수입은 없지만 직장인이라면 평생 해 볼 수 없는 경험들이다.
아마도 직장인들 중에 1인지식기업가를 꿈꾸는 분들이 있다면 마약같은 월급을 버리고 나오는 것이 가장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외벌이에 월급관리를 아내가 하는 분이라면 고정수입으로 계획적인 생활을 하다가 들쭉날쭉하는 수입으로 힘들어질 미래에 대해 아내를 설득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경험자로서 굳이 조언을 하자면 1인지식기업을 선언하기 전에 반드시 내 분야에 있어서 전문성과 당장 일을 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네트워크는 필수다. 더 좋은 건 배우자가 수입이 있으면 더 좋고 부양해야 할 자식이 없으면 더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전에 최소 1년간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여유자금은 준비해야 한다. 그건 1인지식기업이 아니라 어떤 창업을 해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남눈치 보지 않고 살아갈 자신이 있어야 한다. 생활이 안정될 정도의 수입이 생기기 전까지는 아마도 최대한 절약하며 살아야 할 텐데 주변 사람과 비교하고 남들이 하는 소리에 신경쓰면서 1인지식기업가로 살기는 어렵다. 그래도 1인지식기업가의 가장 큰 목적은 그래도 내 삶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자유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리고 적게 벌면 적게 쓰고 많이 벌어도 적게 쓰자. 그래야 100세 시대 노후가 편안한 1인지식기업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