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이코노미(gig economy)란 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을 뜻한다. 1920년대 미국에서 재즈 공연의 인기가 높아지자 즉흥적으로 단기적인 공연팀(gig)들이 생겨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이러한 긱이코노미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단기임시직을 긱잡(gig job)이라고 한다. 아마도 코로나 이후 긱잡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직장인 중에도 투잡을 하는 N잡러가 많이 늘었을 것이다.
독립근로자이자 1인지식기업가로 주로 강의와 글쓰기를 주 업으로 하는 나 역시 단기임시직을 여러 기업, 기관과 계약 아닌 계약(강의시장은 계약서 작성을 거의 하지 않음. 그래서 갑자기 취소되어도 보상받을 길이 없음.)을 통해 일을 하는 케이스다. 그 외에 블로그 운영, 온라인 강의판매 등으로 소소한 부도 창출하고 있는 나같은 사람을 진정한 N잡러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강의가 줄어들어 여유시간이 생기면서 새로운 직업인 데이터라벨러에 도전하기도 했었는데 데이터라벨러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계약서를 작성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말그대로 임시계약직인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긱잡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긱잡을 연결해 주거나 독립근로자 또는 1인지식기업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팔 수 있는 플랫폼은 무엇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첫번째는 내가 가진 각종 재능을 파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팔 수 있는 재능은 셀 수 없으니 긱잡 역시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강의를 잘 하면 강의를 하면 되고, 글쓰기가 재능이면 글을 쓰면 되고, 그림, 음악, 프로그래밍, 요리, 공예 등 할 일은 많고 이런 일을 대신 해 주길 원하는 수요도 많다. 자신의 재능을 팔 수 있는 플랫폼 역시 다양한데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크몽이다.
두번째, 각종 지식과 정보, 경험을 콘텐츠로 생산해서 일을 하는 방법이다. 쉽게 설명하면 블로그, 까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신의 관심분야에 집중해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다. 물론 하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적성도 맞아야 하고 콘텐츠는 일정 수준 이상 축적되고 쌓여야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간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성공한 이들을 보고 따라 하다 포기한 이들이 훨씬 많은데 컵에 물이 넘치는 건 마지막 한방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개인적으로는 꾸준히 하고 있는 블로그만 수익을 조금씩 창출하고 있다. 나는 글쓰는게 더 편한 것 같다. 다만 전문 파워블로거처럼 하진 않고 그냥 소소한 일상의 경험 등을 공유하는 정도다. 그래도 꾸준히 광고수익이 발생하니 안 할 이유가 없다. 더 많이 하면 더 많은 수익이 나겠지만 내 본업은 따로 있으니 만족한다. 블로그보다 브런치에 쓴 글 덕분에 단독출판도 했고 책 덕분에 연결된 강의도 여럿이고 몇해 전에는 브런치에 꾸준히 올린 글 덕분에 매월 유료칼럼을 쓰기도 했으니 나는 블로그보다 브런치가 수익률이 꽤 괜찮은 편이다.
세번째로 재능이나 지식이 없을 때 누구나 할 수 있는 배송, 운전관련 긱잡들이다. 최근 과거 인기 아이돌이었던 태사자의 멤버가 실제 이 일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어 팬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정작 본인은 만족하고 있는 모습에 한번 더 놀라기도 했다. 바로 쿠팡플렉스다. 차량만 있다면 누구나 남는 시간에 택배기사가 될 수 있다.
유사한 긱잡으로는 최근 코로나로 수요가 늘어난 배달기사가 있다. 그리고 최근 GS25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걸어서 배달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리동네딜리버리 참여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미 수많은 이들이 신청해 수익을 내고 있다. 자존심 버리고 노느니 운동이라도 하자는 시니어들도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물건 배송이 아닌 차량 배송을 해 주고 돈을 벌 수 있는 대리기사도 있지만 최근에는 쏘카 핸들러라는 긱잡도 있다. 쏘카 회원들이 이용하는 부름서비스의 경우 원하는 장소에 차를 가져다 주는 건데 이때 차를 이동시켜 줄 사람이 필요하다. 이 역시 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서 참여해도 일을 하는 건 하늘에 별 따기다.
네번째는 21세기 부업으로 불리는 데이터라벨러라는 직업이다. AI를 학습시키기 위해 빅데이터를 분류하고 해당 이미지, 텍스트 등에 라벨링을 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 컴퓨터와 마우스만 있으면 누구나 1~2시간의 교육을 받고 참여가 가능하다. 관련회사와 단기계약를 통해 프로젝트단위로 일을 하게 된다. 한 프로젝트에 여러명이 함께 참여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평일이든 주말이든 틈틈이 하면 된다. 이미 많은 직장인들이 투잡으로 데이터라벨러에 도전하고 있다.
데이터라벨러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기 바라며 나의 첫 프로젝트 한달 수익도 참고하기 바란다. 21세기 인형눈알 붙이기에 디지털 노가다라고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이다. 개인적으로 하루 종일 이 일을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할 것 같다. 대신 게임 몇시간씩 할 거 데이터라벨링을 하면 지출이 아닌 수입이 생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어쨌든 할 일은 많고 일을 찾아서 중개해 주는 플랫폼은 물론이고 꾸준히 콘텐츠만 올리면 되는 플랫폼도 널렸으니 망설이지 말고 N잡러에 도전하기 바란다. 직장인이라면 처음엔 투잡으로 짜투리 시간에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팔고 긱잡을 통해서 충분히 생계가 가능하다면 조직으로부터의 독립을 꿈 꿔 보자. 그리고 아직 재능이 없어서 N잡러가 되기 어렵다면 숨겨둔 재능을 찾고 거기에 투자해서 역량을 끌어 올리기 바란다. 만약 시간이 없다면 잘 생각해 보자. 시간이 없는지 낭비하는 시간이 많은지 말이다.
학창시절 아버지 책장에서 우연히 보고 읽었던 기업가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책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사실이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을 벗어나 전 세계를 보면 새로운 사업, 새로운 직업은 널려 있다. 하지만 관심과 관찰을 통해 넓은 세상과 만나지 못한다면 죽을 때까지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이 어렵다고 하지만 늘 위기 속엔 기회가 있고 변화는 새로운 문제를 낳으며 시야를 넓히면 새로운 부의 기회는 늘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리고 취업만이 살 길이 아니라 보다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면 진정 그런 삶에 대한 절박함이 있다면 살 길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니 과감히 도전하는 용기를 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