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작업 전 조금씩 나눠 읽고 있는 산문집 <오직 쓰기 위하여>에서 소설가 천쉐는 매일 글쓰기를 위한 루틴으로 하루 2,000자 이상의 글은 쓰지 않으며, 너무 잘 써질수록 오히려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매일의 일정한 원고량을 지켜나가는 것은 장편소설을 완주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이러한 루틴은 다른 소설가들의 산문에서도 자주 보이는 또 하나의 '루틴'이기도 했고.
|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한다는 것은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일이다. 여기에 매일을 착실하게 꾸려나가겠다는 의지가 더해져야 한다. 그래서 목표가 필요한 것이다. 장편 소설 1권을 완성하겠다는 목표. 시험을 잘 치르겠다는 목표. 오늘보다 내일은 더 잘 살아보겠다는 목표.
| 하지만 목표에만 매달리면 루틴은 무너진다. 기어이 달성하겠다고 하는 그 욕심이 루틴을 파괴하고 만다.
| 이루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운 좋게 이룬 적도 있지만, 그다음이 없었다. 갈피를 잃고 이리저리 방황했다. 루틴을 만드는 것은 삶의 자세를 만드는 것이고, 살아갈 방향을 찾는 길이었다. 매일 반복할 수 있는 일이 무언지 알게 되자 목표도 명확해졌다.
| 내게 매일 쓴다는 것은 매일 산다는 의미였다. 설사, 오늘 하루종일 쓴 글을 내일 다 지우고 다시 쓰는 일이 있어도 '쓴다'라는 루틴을 지킨 날은 하루를 잘 보낸 날이다.
| 너무 많은 루틴을 만들 필요는 없다. 그저 매일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 쓰기, 운동하기, 그림 그리기, 요리하기, 노래하기....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 매일 혼자 할 수 있는 '하나'만 잘 찾아도 인생은 살만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