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식이 유사한 사람의 도덕성은 대부분 일치한다.
평소 그들이 추구하는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한 것에 대한 의견도 같다.
이는 그저 생각이 일치해서만은 아니다.
삶의 방식과 추구하는 바가 같아서다.
- 비트겐슈타인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동행자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행을 할 때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어떤 사람과 함께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하면 좋은 벗과 함께 인생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비트겐슈타인은 생활방식이 유사한 사람들은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한 것에 대한 의견도 같다’고 말합니다. 즉 옳고 그름에 대한 도덕적 가치뿐만 아니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대한 감각도 대체로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진실은 향기와 같아서 감출 수 없듯, 사람이 진정으로 품고 있는 생각은 생활방식, 즉 삶의 태도로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삶의 태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자주 만나게 됩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직장에서는 일에 대한 태도가 비슷한 사람끼리, 돈을 쓰거나 벌 때는 돈에 대한 태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친구를 사귈 때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삶의 태도가 닮은 사람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김종원 작가의 말처럼 ‘그건 나와 닮은 또 하나의 세계를 내 삶에 초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만큼 내 세계가 커지고 풍성해집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목표와 방향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에서 동질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갓난아이가 부모를 보고 따라 하면서 성장하고, 예술가도 습작이라는 모방 행위를 통해 기초를 다지듯, 동질성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따라 배우고 닮아감으로써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마치 나무가 튼튼한 줄기를 가지고 있어야 가지를 마음껏 뻗을 수 있는 것처럼, 동질성은 안정적인 협력의 줄기가 되어 효율적인 성장과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 자신과 닮은 점을 찾습니다. 출신 지역, 출신 학교, 관심사, MBTI, 삶의 목표 등 닮은 점이 많은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만남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닮은 점이 많아서 만남을 이어가지만, 만남이 깊어질수록 점점 차이점이 드러나고, 이로 인해 갈등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의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PC-노트북’과‘ PC-고양이’ 이렇게 두 쌍이 있다. 둘 중에 서로 어떤 쌍이 더 유사한가를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코웃음을 치며 “당연히 PC와 노트북이 서로 더 유사하지요!”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둘 사이의 차이점을 최대한 많이 써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PC와 노트북 사이에서 훨씬 더 많은 차이점을 써 내려간다. 하지만 PC 와 고양이 간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사람들은 약간 당황해하면서 쉽게 써 내려가지 못한다. 딱히 비교할 만한 것들이 없기 때문이다.
이 재미있는 역설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서로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두 대상 사이에서 차이점을 더 많이 그리고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둘 사이에 존재하는 공통점에 기초한 상대 비교가 가능한 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더 가깝고 유사한 관계에 있는 대상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차이점을 더 강하게 느끼고 따라서 갈등을 겪는 일이 많다.
한 마디로, 공통점이 많이 존재할수록 그 공통점에 기초한 차이가 쉽게 느껴지며 따라서 이질감이 나 갈등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너무 다르다는 것은 결국 너무 닮았다는 것’이라는 김경일 교수의 말이 의미심장합니다.
우리는 서로 닮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성장하지만, 성장의 어느 지점에 이르면 차이로 인한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동질성과 다양성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나무는 튼튼한 줄기를 가지고 있어야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고, 가지를 널리 뻗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줄기는 동질성을 상징하며 안정성과 방향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입니다. 반면, 가지는 다양성을 나타내며, 가지를 뻗어야 나무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줄기만 튼튼하고 가지를 뻗지 않으면 풍성하게 성장할 수 없으며, 줄기가 튼튼하지 않은 채 가지를 잔뜩 뻗는다면 나무는 쉽게 부러집니다.
동질성만 강조하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일 수는 있지만, 사고의 폭이 좁아져 외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지나친 다양성이 허용되면 오히려 의견 충돌이 잦아져 갈등이 심화되고, 비효율적이 되어 함께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그러므로 동질성이라는 단단한 뿌리 위에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생이란 여행길을 어떤 사람과 함께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삶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시작은 동질성입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와 좋고 나쁨에 대한 감각들이 유사한 사람들과 함께 시작합니다. 이것은 생활태도로 드러나며, 생활태도는 언어를 통해 묻어납니다. 그러니 ‘말이 통하는 사람을 곁에’ 둡니다. 그와 함께 서로 닮아갑니다.
가끔 부딪치면 ‘너무 다르다는 것은 결국 너무 닮았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그 차이가 서로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을 기억하며 이렇게 속삭입니다.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당신과 내가 서로 닮아서 감사합니다.
당신과 내가 서로 달라서 감사합니다.’
여행에서 중요한건
장소보다 동행자라
인생이란 여행길에
누구함께 걸어갈까
삶의태도 닮은사람
가장좋은 동행자라
서로에게 좋은영향
받고주며 성장하네
서로닮아 좋아지나
만나보면 다름느껴
서로다름 차이인해
서로갈등 깊어지네
서로다름 느끼는건
서로닮아 그렇기에
동질성을 바탕으로
단단하게 만든뒤에
다양성을 인정하며
유연하고 넓어지면
인생이란 여행길이
풍요롭고 행복하네